봄처럼

조회 수 946 추천 수 0 2009.03.16 22:17:00
* 지난 2월 막바지에 글월 하나 받고
오래 서성이다 하늘 한 번 보고 저 한 번 보고 하였습니다.
"밥을 추려 먹고" 라는 대목에서 그 밥이 목에 걸렸더라지요.
사는 일이 참, 싶었더이다.
이 글월에다 <밥을 추려 먹고>라고 이름 붙여주었습니다.(옥영경)

----------------------------------

2009년 2월 28일 토요일, 오후 16시 13분 15초 +0900

얼핏 봄이 된 듯
햇살 나른한 날입니다.

안녕하시지요?

2월 빈들모임 신청 날짜를 놓쳐
옥선생님께 졸라볼까 마음먹었던 날

아버지가 다급히 입원을 하시고
바로 다음날 돌아가셨어요.

안산의 병원에서
서울 종합병원으로 응급차를 타고
다시 양평 장례식장으로 응급차를 타고
또 다시 화장터로 운구차를 타며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며칠을 보냈어요.

아버지가 중환자실로 입원을 할 때만 해도
사람의 일생이 이제 병원에서 시작해서 병원에서 끝을 보는건가
자연스레 태어나서 자연사로 돌아가는 길은 정말 불가한가
황망한 생각을 했었고

여러 처치에 대한 동의서를 작성하면서는
천만원대가 넘어간다는 병원비에
다리가 무거워 지는 것 같았는데

정작 순식간에 이렇게 되고 보니
마음이 어디론가 다 달아나서
생각을 할 수도 정리를 할 수도 없게 되었어요.

제 밑으로 남동생을 잃어버린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로
친정 엄마의 상태는 말이 아니예요.

비관스럽다기 보다는
허무하달까
역시 그래도 삶은 계속 된다고 여겨야 하는 걸까
처신할 바를 모르겠는 마음이예요.

성빈이는 오늘도 콩나물처럼 쑥쑥 자라고 있고
저도 끼니마다 밥을 추려 먹고 있어요.

정말 산 자만이 삶을 증거할 수 있는 것인지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는것인지
여기저기서 들었던 말들이 돌처럼 튀는 날입니다.

두서없죠?

그러게요......

옥영경

2009.03.16 00:00:00
*.155.246.137

<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고 >

2009년 3월 03일 화요일, 오후 15시 58분 25초 +0900

봄눈이 푸지게 내립니다.
많이도 내립니다.
그래도 봄날입니다.

어느 소설 구절이었던 걸까요,
스님이 그랬다나요,
우주가 허무한 게 아니라 사람이 허무한 거라고.
맞는 말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때마다 밥을 꾸역꾸역 밀어넣고 해우소 가고
그래도 아이들이 자라고...
감히, "뭐 그렇지요... 합니다.

가끔 소식 듣고 싶습니다.
그런 것이 사는 일에 힘을 더하고는 합디다.
성빈이에게도 안부 물어주셔요.

아무쪼록 건승하소서.

류옥하다

2009.03.18 00:00:00
*.155.246.137

그런데 성빈이는 잘 지내고 있나요?
지금 몇살이죠?

성빈이한테 안부 전해주세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물꼬를 다녀간 박상규님의 10일간의 기록 [5] 박상규 2003-12-23 148431
3704 대해리공부방 날적이 [2] 신상범 2003-10-13 946
3703 가을 계절학교 후기.. [18] 조인영 2003-10-13 946
3702 선생님~!! [2] 보배 2004-03-31 946
3701 큰뫼의 농사 이야기 15 (못자리) 나령 빠 2004-04-19 946
3700 tv에서 방금 봤는데..너무 좋더군요.. 유심일도 2004-05-05 946
3699 상범샘만 보셔요 [1] 정근이네 2004-12-01 946
3698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file 오승현 2005-09-12 946
3697 안녕하세요? 주환엄마 2006-01-24 946
3696 [답글] 안녕하세요 물꼬여러분~~~~ [4] 신혜지 2008-06-10 946
3695 잘 도착했어요~! [2] 현진엄마 2008-07-06 946
3694 법정-아름다운 마무리 타라 2008-12-01 946
3693 나도 계자 가고 싶다!!!!!!!!!!!!!!!!!!!!!!!!!!!!!! [7] 김태우 2008-12-21 946
3692 저도 평가글 메일로 보냈습니다. [2] 희중 2009-08-20 946
3691 한국의 만델라 르몽드 2009-08-25 946
3690 옥샘 보세요 [1] 성재 2009-10-25 946
3689 품앗이 기표샘이 오늘 [3] 옥영경 2009-12-28 946
3688 물꼬 식구들! [8] 오인영 2010-06-01 946
3687 잘 도착했습니다~ [7] 찬일 2010-08-05 946
3686 신상범 선생님.....(답변해주세요) 윤창준 2002-08-18 947
3685 승희샘~ 지연이 2002-12-06 947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