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5.불날. 맑음

조회 수 1060 추천 수 0 2008.02.24 19:47:00

2008. 2. 5.불날. 맑음


낼부터 설 연휴가 사흘입니다.
오후에 주욱 음식재료들을 늘여놓았지요.
지지고 볶고 굽고 찌고 덖고 무칠 겁니다.
기락샘은 큰댁에, 상범샘은 고향으로 갔고,
종대샘이 전주 가기 전 팔을 걷고 같이 음식을 합니다.
류옥하다는 부쳐진 전이며를 채반에 옮겨 담고
삼촌은 이것저것 다듬어 주고 계셨지요.
어쩌다 명절에 예 다녀가는 걸음이
설 밥상 앞에서라도 쓸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2008년도가 시작되었다 해도
역시 설이 돼야 뭐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도란거리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몇 되지 않은 사람들로
용케 꾸려왔던 큰 살림이었습니다.
물론 바깥에서 늘 손발을 보태오는 이들이 있어 가능했지요.
고맙기 이를 데 없다마다요.
다 다 모다 고맙습니다!

아이랑도 잠자리에 들기 전 얘기가 길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보낸 시간들을 떠올려보는데,
아이가 사람들 관계에 대해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말하였지요.
누구랑 누구는 서로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데,
보기는 또 어떻더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퍽 놀라웠습니다.
아이도 모든 관계를 어찌나 잘 꿰고 있던지요.
아이들 눈앞에 늘 긴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206 2019. 6.19.물날. 는개비로 시작한 아침, 그리고 갠 옥영경 2019-08-07 570
5205 2019 여름 산마을 책방➁ (2019.8.24~25) 갈무리글 옥영경 2019-10-10 570
5204 2021. 7.19.달날. 맑음 옥영경 2021-08-09 570
5203 2023.10.31.불날. 맑음 옥영경 2023-11-12 571
5202 2019. 8.29.나무날. 흐림 / 때로 헤어짐을 지지함 옥영경 2019-10-11 572
5201 2021 물꼬 연어의 날; Homecoming Day(6.26~27) 갈무리글 옥영경 2021-07-23 572
5200 2021.10.13.물날. 낮 서울 맑음, 밤 대해리 비 옥영경 2021-12-08 572
5199 2019. 7. 9.불날. 조금 흐리게 시작한 아침 옥영경 2019-08-17 573
5198 2023.10.24.불날. 좀 흐린 옥영경 2023-11-07 573
5197 2019.10. 4.쇠날. 맑음 / 여민락교향시 초연 옥영경 2019-11-24 574
5196 2019. 9.22.해날. 비바람 옥영경 2019-10-31 575
5195 2019.10.16.물날. 볕 / 우리 모두 나이를 먹는다 옥영경 2019-12-05 575
5194 2022. 4.19.불날. 맑음 / 물꼬에 처음 왔던 그대에게 옥영경 2022-05-16 576
5193 2023. 3.18.흙날. 살짝 퍼진 해 옥영경 2023-04-05 576
5192 2023. 8.30.물날. 비 옥영경 2023-09-06 576
5191 2019.10.15.불날. 잠깐 볕. 흐리고 기온 낮고 바람 불고 옥영경 2019-11-27 577
5190 2019. 8.23.쇠날. 맑음 / 우리는 아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있는가? 옥영경 2019-10-08 578
5189 2019. 9.26.나무날. 흐리다 살짝 해 / 아고라 잔디 옥영경 2019-10-31 578
5188 2020. 2.29.흙날. 맑음 옥영경 2020-04-01 578
5187 2019. 8.27.불날. 안개비 / 당신이 내게 하늘을 주었을 때 옥영경 2019-10-11 57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