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5.불날. 맑음
낼부터 설 연휴가 사흘입니다.
오후에 주욱 음식재료들을 늘여놓았지요.
지지고 볶고 굽고 찌고 덖고 무칠 겁니다.
기락샘은 큰댁에, 상범샘은 고향으로 갔고,
종대샘이 전주 가기 전 팔을 걷고 같이 음식을 합니다.
류옥하다는 부쳐진 전이며를 채반에 옮겨 담고
삼촌은 이것저것 다듬어 주고 계셨지요.
어쩌다 명절에 예 다녀가는 걸음이
설 밥상 앞에서라도 쓸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2008년도가 시작되었다 해도
역시 설이 돼야 뭐가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도란거리며 지난 한 해를 돌아봅니다.
몇 되지 않은 사람들로
용케 꾸려왔던 큰 살림이었습니다.
물론 바깥에서 늘 손발을 보태오는 이들이 있어 가능했지요.
고맙기 이를 데 없다마다요.
다 다 모다 고맙습니다!
아이랑도 잠자리에 들기 전 얘기가 길었습니다.
지난 한 해를 보낸 시간들을 떠올려보는데,
아이가 사람들 관계에 대해 자기가 생각하는 바를 말하였지요.
누구랑 누구는 서로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데,
보기는 또 어떻더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퍽 놀라웠습니다.
아이도 모든 관계를 어찌나 잘 꿰고 있던지요.
아이들 눈앞에 늘 긴장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잘 살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