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8. 흙날. 맑음

조회 수 1359 추천 수 0 2008.03.30 20:16:00

2008. 3. 8. 흙날. 맑음


주말이면 장순이와 쫄랑이의 목이 더욱 바쁩니다.
낯선 이들의 방문으로 열심히 짖어대지요.
오늘도 영동 읍내에서 사람들이 왔습니다.
아이가 나가서 맞고 보냈습니다.
“어디서 왔냐 물어보고, 왜 왔냐 물어보고,
그리고 약속을 하고 오시라고 했고,
학교 안내 리플렛 챙겨줬어요.”
어른 손이 못 가니 아이가 한 몫을 합니다.

새벽에 서울 다니러 갔던 종대샘이
야삼경에 돌아온 덕(?)에 잠이 깨버렸습니다.
“오는데...”
산골에 담겨 살 때는 잘 느낄 수 없었던 것들이
이곳을 나가 멀리서 바라보니 이래저래 여러 생각이 들던 모양입니다.
작년 초 처음 왔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설거지만 하더라도 당번을 정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할 만한 사람이 혹은 마음을 내서 한다는데,
해야 되나 말아야 하나 난감하더라지요.
“그런 자율이 물꼬의 숨은 힘이 아닐까 생각되더라구요.”
작년 4월의 ‘학교문연날잔치’에서 사람들이 너나없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도
바로 이런 게 물꼬의 힘이다 싶더랍니다.
그래서 요즘 새로 와서 낯설어하는 부엌샘을 위해
자기가 젤 하기 싫어하는 일이 설거지인데도
누구보다 젤 먼저 쌓인 그릇들 앞으로 갈 수 있다 했지요.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할 것 같으면 자주 나가라 해야겠네.”
그리 마주 웃었댔답니다.

내일이 이정이 생일이라 했습니다.
생일 밥상이야 아침에 차려주겠지만
그 핑계로 면소재지도 나가본다고
맛 좋다 소문 자자한 황간의 중국집에 다녀온 저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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