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29.나무날. 갬

조회 수 1303 추천 수 0 2008.06.09 13:40:00

2008. 5.29.나무날. 갬


마을로 내려오는 길이 더딘 아침입니다.
길섶 붉은 산딸기를 그냥 지나기 섭섭하지요.
“저어기, 저기.”
와글거리는 그네입니다.
정말이지 많기도 하지요.
오동통한 것들만 따도 손이 금방 찹니다.
아름다운 시절입니다.

아이가 버스타고 나왔습니다,
목발을 짚고.
산골 촌놈이 처음으로 혼자 버스를 타고 읍내로 나온 게지요.
퇴원하며 깁스를 풀고 바로 걸었는데
아무래도 무리해서 문제가 좀 생겼더랬습니다.
목발을 짚게 되었지요.
먼저 나와 있던 엄마랑 버스 정류장에서 만나
같이 병원가고 점심 먹고
그리고 강의가 하나 있어 엄마가 수업 들어가 있는 동안
도서관에서 기다렸습니다.
지역 안에서 대학의 기능, 참 좋습니다.
그 도서관엔 얼마 전 만화방이 생겼지요.
학생들 가장 북적이는 공간이랍니다.

스필버그의 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영화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닙니다.
“신념은 선택이 아니다, 운명이다.”
그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그렇겠습니다.
그래요, 운명입니다.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운명...
지난 여름과 겨울 평마단식에서 물꼬 이야기를 한 강연에서도
결국 그런 얘기 아니었던가 싶어요,
대단한 신념으로 시작했던 일이 아니라
하다보니 신념이 되고 뭐 그랬다는,
'팔자'라고 이름했더랬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5466 10월 15일 쇠날 맑음 옥영경 2004-10-28 1309
5465 152 계자 여는 날, 2012. 7.29.해날. 이레째 치솟는 더위 옥영경 2012-07-30 1308
5464 2011.10. 6.나무날. 바람 이는 세상 옥영경 2011-10-16 1308
5463 2009. 2. 9.달날. 맑음 / 정월대보름 옥영경 2009-02-24 1308
5462 2008.12.20-21.흙-해날. 비 추적이다 그치고 이튿날 눈발 옥영경 2008-12-29 1308
5461 2008.11. 2.해날. 꾸물럭 옥영경 2008-11-14 1308
5460 2008. 4.27.해날. 맑음 옥영경 2008-05-15 1308
5459 2007. 9.26.물날. 맑음 옥영경 2007-10-09 1308
5458 2007. 4. 2.달날. 옅어진 황사 옥영경 2007-04-16 1308
5457 지금, 당장, 평화롭기, 정작 나도 자주 잊어버리지만! (2005.10) 옥영경 2005-12-28 1308
5456 2005.11.29.불날 / '플로렌스'인의 목소리 옥영경 2005-12-01 1308
5455 12월 24일 나무날 흐리다 눈 옥영경 2005-01-02 1308
5454 2008.12. 1.달날. 맑음 옥영경 2008-12-21 1307
5453 2007. 6. 5.불날. 맑음 옥영경 2007-06-22 1307
5452 10월 4일 달날 흐림 옥영경 2004-10-12 1307
5451 2008.11.24.달날. 비 옥영경 2008-12-08 1306
5450 2008. 7. 3. 나무날. 아침비 옥영경 2008-07-21 1306
5449 2007.10. 8.달날. 젖어있던 아침이더니 해에 마르다 옥영경 2007-10-17 1306
5448 2007. 9.13.나무날. 맑음 / 남도에서 온 택배 옥영경 2007-09-25 1306
5447 2006.11.14.불날. 큰 바람 옥영경 2006-11-20 130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