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15.불날. 소나기

조회 수 1115 추천 수 0 2008.07.27 22:22:00

2008. 7.15.불날. 소나기


본관 뒤란에선 흙벽을 조금씩 조금씩 쌓아가고 있고
(경제적으로 보자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요.
이렇게 사람 손 하나 하나로 흙을 뭉치고
그리고 쌓아가는 걸 얼마의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겠는지요.
이 지난한 작업은 우리 하나 하나에게
또 어떤 시간이 되고 의미가 될지요...)
촬영팀은 계속 하다를 따라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상나들이 가는 날,
영동도서관으로 하다가 버스를 타고 나갑니다.
서예실은 재미난 풍경입니다.
열한 살 사내 아이가 일흔 넘으신 전직 교장샘이랑 한 자리에 앉고
애정을 가진 어른들이 너도 나도 아이에게 한 수 전하고
그분들께 아이는 막내로서 커피도 타드리고...

거창에 머물며 이곳으로 귀농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는 부부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대해리 사정도 들려주고
물꼬가 도울 수 있는 건 어떤 걸까 의논도 해보지요.
온달님과 반달님이십니다.
저녁을 같이 나누고 농사 얘기도 나누다 넘어가셨습니다.

류옥하다가 선생노릇을 해보는 날이기도 하지요.
지난 주부터 국화샘을 따라와 그림을 그리는 1학년 해송이에게
장구를 가르쳐주고 있지요.
잘 되고 있는지...
그때 소나기 지납니다.
후두둑 쏟아지며 온 천지를 내리꽂힙니다.
큰마당으로 달려나가 퍼득거립니다.
물 만난 고기들이지요.
아이들은 영락없이 물길에 댐을 만들고
역시 우리 키우는 것들이 이런 마음으로 축이고 있겠다고
논둑으로 달려나가도 봅니다.
그래요, 눈 오면 눈 속으로 비 내리면 빗속으로
달빛 아래로 별빛 아래도
그곳이 교실이고 배움터이고 놀이터인 이 산골입니다.

귀한 선물이 또 산골로 보내져왔습니다.
김미향님이 구급약품을 챙기셨네요.
곧 다가올 계자 준비를 멀리서 해주셨습니다.
번번이 무엇이나 요긴한 이 산골살림을 살펴주십니다.
고맙습니다.

글쎄, 오늘 한의원을 들렀는데요,
자주 고생을 하는 팔다리 통증을 호소하는데,
기혈이 약해서 그렇다고, 적게 먹는 게 원인으로 보인다 합니다.
몸에 귀 기울이고 몸을 잘 살핀다 해도
역시 자신의 앎에 한계를 느낄 때가 있지요.
읍내 나가는 길에 그래서 들린 한의원이었답니다.
소식을 하긴 하지요.
먹는 것에 견주어 활동량이 좀 많긴 합니다만
첫 눈에 그리 보인다 하고 맞는 소리 같았습니다.
한 때 마라톤선수노릇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도 고기를 먹지 않는 식습관이
결국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 발목에 수직의 멍이 들기도 하였더랬지요.
많이 좀 먹어야겠습니다.
맞아요, 먹는 양도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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