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 8.물날. 맑음

조회 수 1336 추천 수 0 2008.10.20 04:53:00

2008.10. 8.물날. 맑음


고구마를 캤습니다.
지난 봄 서초FC 식구들이 와서 같이 심은 것입니다.
너무 가물어 몇 고랑은 몇 날 뒤 더 심기도 했댔습니다.
그런데, 수확량이 참...
산에서 내려온 고라니가 먹고(멧돼지는 또 아니 먹었을까요?)
땅에선 굼벵이와 두더지가 먹고
그리고 달랑 그게 남았습니다.
종자보다 적겠다고들 합니다.
서글픔이 좀 일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그거면 또 그것만큼 먹으면 될 일입니다.
어차피 돈사자고 하는 일이 아니니
그리 타격일 것도 아니지요.
쌀이야 아직 도가지에 있고,
곧 거둘 벼가 있으니 먹을 일이 걱정일 것도 아니지요.
“그래도 우리 식구들 쪄먹고 튀겨먹고...”
아이의 저 긍정성 좀 보셔요,
참 많이 보고 배울 아이라는 존재들입니다.

귀농을 하려는 모임 사람들이 답사 다녀갔습니다.
공간을 빌려달라는 것이었고
(하필 이웃에서 유기농사 짓는 분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지요),
분명하게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말했지만
막무가내 다만 공간만 내주기만 하면 된다 했습니다.
이 공간이 정말 필요하다고 하니 또 별 수 없이 내준다 합니다,
화목보일러가 되지만 그때 우리가 불을 때줄 수는 없다고 전하고.
“학교와 달골을 다 쓰실 수는 있는데...”
둘러보더니 양쪽으로 나뉘면 시선이 분산되겠다고
아래만 쓰겠다 결정했습니다.
이곳의 시월의 밤이 만만찮다고 극구 말려도
한사코 잘 견뎌낼 수 있다 합니다.
우리가 뒷바라지를 따로 할 수 없다,
물꼬 논두렁이 아니라면 공간을 빌려주거나 하는 일도 하지 않는데
귀농을 하려는 이들의 모임이라니 말 그대로 공간만 내 준다,
그렇게 내놨습니다.
공간이용료는 물꼬 후원을 하는 걸로 대신하라 했지요.
잘한 짓인가 모르겄습니다.
그래도 달골 창고동에서 자라고 간곡히 말했어야하는 건 아니었을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286 2020. 3. 6.쇠날. 맑음 옥영경 2020-04-09 514
1285 2월 어른의 학교 여는 날, 2020. 2.21.쇠날. 밤비 옥영경 2020-03-28 514
1284 2019.11.29.쇠날. 맑음 / 가마솥과 메주 옥영경 2020-01-10 514
1283 2019.11. 1.쇠날. 맑음 옥영경 2019-12-18 514
1282 2023. 9.17.해날. 갬 옥영경 2023-10-01 513
1281 2020.12. 9.물날. 흐림 옥영경 2021-01-10 513
1280 2020. 4.12.해날. 소나기와 우박 옥영경 2020-06-15 513
1279 2023.12. 6.물날. 맑다가 저녁 비 옥영경 2023-12-20 512
1278 2020. 9. 5.흙날. 흐리고 가끔 은실비 옥영경 2020-09-21 512
1277 2019.12. 2.달날. 흐리게 열었다 오후 갬 옥영경 2020-01-13 512
1276 2019.11.21.나무날. 흐림 /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결과 – 홍콩 시위에 부친 옥영경 2020-01-09 512
1275 2019.10.18.쇠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19-12-05 512
1274 2020. 1.10.쇠날. 맑음 옥영경 2020-01-20 511
1273 2019.12. 7.흙날. 맑음 옥영경 2020-01-13 511
1272 2023.11.26.해날. 저녁비 / 김장 이튿날 옥영경 2023-12-05 510
1271 2023.11.11.흙날. 흐림 옥영경 2023-11-19 510
1270 2023.10.11.물날. 맑음 옥영경 2023-10-24 510
1269 2023. 9.29.쇠날. 살풋 흐린. 한가위 / 차례 옥영경 2023-10-07 510
1268 2022. 1. 8.흙날. 맑음 / 169계자 샘들 미리모임 옥영경 2022-01-12 510
1267 2023. 7.25.불날. 흐리다 소나기 지나고 옥영경 2023-08-05 509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