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2.18.나무날. 맑음

조회 수 1236 추천 수 0 2008.12.29 03:14:00

2008.12.18.나무날. 맑음


방아를 찧었습니다.
햅쌀로 찧는 두 번째입니다.
정미기가 문제가 생겨
지난 여름 막바지는 면소재지 나가서 찧던 쌀입니다.
그런데 햅쌀 거두고
종대샘이 정미기를 뜯어 이 곳 저 곳 털고 닦고 했더니
잘만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청소가 잘 안돼서...”
물건을 잘 쓰는 법의 첫째는 역시 쓰고 닦아두는 것이겠습니다.

덜커덩 방아나 찧어, 히여
거친 밥이나 찧어, 히여
아버님 어머님께 드리옵고, 히야해
남기시면 내 먹으리, 히야해
(방아노래)

기계로 돌리는 것이긴 하나
내 집에서 하는 방아는
디딜방아 연자방아 같은 느낌이 묻어나는 것만 같습니다.
참새가 지나치지 않는 그 방앗간,
사랑이 일던 바로 그 물레방앗간,
물푸레마을 외딴집 연자방아를 돌리던 그림책도 떠오르고...

방아 방아 물방아야
쿵쿵 찧는 물방아야
네 힘이 장하구나
네 힘이 장하구나

덜덜거리며 껍질을 벗겨내는 정미기 앞에서
기억은 풀풀 어린 날로 넘어갑니다.
반듯하게 누워 다리를 굽히고
정강이에 아이를 앉혀 들었다 놓았다 하며 부르던 노래,
어느 가정이고 그렇게 아이방아찧기를 했을 것입니다.
제 어릴 적도 어르신들이 그러하셨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하였지요.
아이는 기억을 하려나요?
강원도 산골 어드메 아직 디딜방아를 찧는 곳이 있다하였는데
아이랑 길 한 번 떠나지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766 135 계자 이튿날, 2010. 1. 4.달날. 눈, 눈, 눈 옥영경 2010-01-07 1237
1765 2010. 5. 7.쇠날. 맑음 / 오페라와 뮤지컬 콘서트 옥영경 2010-05-23 1237
1764 2010. 9.12.해날. 밤새 내리던 비 개다 옥영경 2010-09-29 1237
1763 143 계자 닷샛날, 2011. 1.13.나무날. 맑음 / 노박산 옥영경 2011-01-18 1237
1762 2011. 1.26.물날. 맑음 옥영경 2011-02-05 1237
1761 2011. 4.25.달날. 바람 바람 옥영경 2011-05-07 1237
1760 2011. 6. 3.쇠날. 맑음 옥영경 2011-06-14 1237
1759 152 계자 이튿날, 2012. 7.30.달날. 살짝 바람 지나고 가려지는 달 옥영경 2012-07-31 1237
1758 2013. 2. 5.불날. 잔비 내리더니 어둠과 함께 눈 옥영경 2013-02-21 1237
1757 2017. 1.16~20.달~쇠날. 눈 내렸고, 맑았고, 몹시 추웠다 옥영경 2017-01-26 1237
1756 12월 25일,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둘 옥영경 2005-01-02 1238
1755 7월 4일 달날 끝없이 비 옥영경 2005-07-13 1238
1754 2007. 2. 5.달날. 봄날 같은 옥영경 2007-02-08 1238
1753 2008.10.22.물날. 비 옥영경 2008-11-02 1238
1752 2011. 5.30.달날. 회색 오후 옥영경 2011-06-09 1238
1751 2011. 6. 7.불날. 맑음 / 단식 2일째 옥영경 2011-06-18 1238
1750 147 계자 이튿날, 2011. 8.15.달날. 흐림 옥영경 2011-09-01 1238
1749 2011. 9.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1-09-10 1238
1748 2012. 2.17.쇠날. 맑음 옥영경 2012-02-24 1238
1747 2월 빈들 여는 날, 2012. 2.24.쇠날. 흐림 옥영경 2012-03-04 123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