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3.26.나무날. 맑으나 여전히 추운
여전히 춥지만 맑습니다.
바람이 날이 서 있어도 봄은 봄입니다.
볕이 퍼지자 마을 사람들은 아침부터 예 제 못자리 준비들을 하였지요.
멀뚱멀뚱 쳐다만 봅니다.
우리는 여유가 좀 있지요,
모를 낼 게 아니라 육모는 따로 해서 들여올 것이기에.
아쉽지만 못하는 건 또 못하는 거지요.
손이 안 되면 할 수 없다고
즐겁게 체념합니다.
식구들이 달골에 올라 풀과 잡초를 정리합니다.
반은 묵혔던 자리가 여간 거칠지가 않습니다.
제 때 해두었더라면 손도 덜었을 것을
사정은 늘 마음을 따르지 못한다지요.
그래도 이 봄이 이리라도 손을 써두면
정녕 올 봄은 풀보다 앞서 볼라지요.소사아저씨도 미선샘이 붙으니
한결 일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불날마다 서울길에 오르는 미선샘이
이 주에는 주말에 고향을 다녀오기로 하여
계속 같이 머물고 있지요.
이 봄날 우리는 계속 수련마당에서 아침을 시작하고 있답니다.
커다란 상자 하나 왔습니다.
작년 여름 유네스코의 국제유스캠프에
평가위원으로 함께 했던 주욱샘이 공을 보내왔지요.
여기 저기 사람들이 모은 거랍니다.
그걸 가지러 주욱샘은 또 여기 저기 다녔을 테지요.
고맙습니다.
어디 공이 없어 그럴까요,
돈이 없어 그럴까요,
마음 쓰고 챙기고 보내는 일,
그리고 통장을 챙기고 이체를 하는 일들,
그 한 번이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얼마나 귀찮은 일일 수 있는지를
알다마다요.
모다 모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