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21.불날. 큰비
새벽 엄청난 비가 또 내렸습니다.
가슴이 철렁합디다.
창고동으로 건너갔지요.
지붕을 치워내서 마르면 괜찮겠거니 했는데,
웬걸요,
좇아갔더니 귀퉁이에 비가 또 듭니다.
도로 자리를 잡아 들여놨던 책장을 다시 한 쪽으로 밀치고
큰 대야를 받쳐두었답니다.
사는 일이 참...
하지만 뭐 툴툴댈 것도 아닙니다, 사는 게 그런 거지 하지요.
비 그치면 지붕 좀 살피지요, 뭘.
아침을 지나며 다행히 비가 멎어주고 있었습니다.
다 살아진단 말이지요.
오늘부터 모레까지 창고동을 외부단체가 쓰기로 했습니다.
마음이 바빠집니다.
1층의 습이 유달리 많은 쪽은 신문을 접어 깔아둡니다.
신문, 참 좋은 흡습제이지요.
그들이 와서도 한동안 쓸 수 있도록
신문을 한 더미 올려도 두었답니다.
욕실을 청소하고
이불을 털고 개수대를 정리하고
한 살림 지낼 수 있게 빠뜨린 건 없나 살피고
냉장고도 돌려놓고...
봉천동 두리하나공부방 사람들이 왔습니다.
스물한 명 식구들이었지요.
사흘을 머물다 갈 겁니다.
날이 개서 참말 다행합니다.
물이 불어 흙탕물이 덜 빠지기는 하였으나
달골 계곡에 들어 한바탕 물놀이를 신명나게 하고 있습디다.
늘 하늘 고마운 이곳이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