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6.해날. 맑음

조회 수 907 추천 수 0 2009.09.14 13:46:00

2009. 9. 6.해날. 맑음


‘투명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
그게 바로 자유고 멋은 거기서 나온다.’
그런 낡았을수도 있는 고전적인 말이
가슴에 더 오래 남고 심금을 울립디다.
정직하게 살아라, 할 때는 식상하게 들릴 법한데
그래야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라고 뒷말을 부치자
오래된 말이 새로움으로 다가오데요.
누구나 자유롭게 살고 싶을 것입니다.
저도 다르지 않지요.
정녕 자유롭고자 합니다.
그러자니 더욱 투명하고 정직하게 살아야겠더란 말이지요.

몇 가지 밑반찬을 챙겨 기락샘도 서울로 돌아가고
희중샘네들도 대해리를 빠져나갔습니다.
창고동을 윤기나게 치워내고
쓰레기까지 가져와 아래서 분리를 다 해두고 떠났지요.
감동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식구들은 표고버섯 마무리 수확을 하고
운동장 제초작업 중이었지요.

저녁에는 '식구한데모임'이 있었습니다.
같은 유기농산품이 물꼬에 있다면
사람들은 이왕이면 물꼬 것을 사주려 합니다.
“그런데 물꼬의 이름 때문이 아니라
분명한 상품적 가치가 있어야 해요!”
그저 도와주기 위해서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데도 사는 게 아니라
물꼬 것이 더 맛있어서 더 좋아서 살 수 있도록
잘 키우고 잘 거두자 결의한 밤이었더이다.

좌절하는 제자의 전화를 늦은 밤에 받았습니다.
마침 눈앞에 있던
한국의 명강사들이 풀어놓은 강의 한 구절을 읽어주었지요.
‘...여러분도 언젠가는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물이 넘어가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때 힘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그 고난을 일단 건너가면 그것은 기가 막힌 기본기가 됩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나님, 부처님, 혹은 누군가가 당신이 지금 가는 길은 갈 길이 아니라고 주저앉히는 것이 절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때 무너집니다. 어떤 사람은 목이 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몇 사람은 솟구칩니다. 꿈을 가진 사람만 솟구칩니다.’
생각나는 어떤 이의 이야기도 전합니다.
그는 자신의 마음에 스위치를 가지고 있답니다,
누구나에게 있기도 한 마법의 스위치.
껌껌한 밤에 켜면 방이 환해지듯이, 마음도 그러하다지요,
‘절망, 슬픔의 순간에도 켜라.
거짓말처럼 빛이 들어오고 희망이 보인다.’
멀리 있는 촌부가 무슨 말을 더할 수 있겠는지요.
“일어나거라, 얘야.”
할머니가 깨우시던 음성이 저를 일으켜주었듯이
그를 가만 불러주었습니다.
“일어나거라, 얘야.”
절망한 모든 이들이 그리 일어날 수 있도록
가만 가만 또 되냅니다.
일어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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