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9.물날. 맑음

조회 수 1016 추천 수 0 2009.09.18 23:40:00

2009. 9. 9.물날. 맑음


“요새 엄마가 나를 너무 배려해주네...”
“네가 힘들 때 도와줘야지.”
내가 힘든 많은 시간 그 아이도 그랬습니다.
가족, 정작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서로 날 서서 다투는 경우를 적지 않게 보았습니다,
가장 이해가 필요한 관계이면서도.
아이가 요즘 처음 만나는 세상에서
굉장한 피로와 싸우고 있지요.
그에게 격려가 필요한 때랍니다.
그럴 때 누구보다 가족의 사랑이 필요하잖을지요.

오늘 특수학교 현장에 계신 분과 만났습니다.
거기 교사만 있는 게 아닙니다.
특수교육보조원 있지요, 치료사도 있지요,
공익근무요원도 있지요, 차량보조원,
거기에 자활센터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별 사람이 또 다 있겠지요.
장애아에 대한 많은 이해를 가졌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처구니없는 사람도 많다 합니다.
“그런데, 형편없는 그런 사람도 절대 짤리지 않아,
다른 학교로 가서 잘 살아요.”
세상 어느 구석이라고 그렇지 않을까요.
하지만 생각 있는 사람들이 더 애쓰며 사는 거지요.
‘생각 있는’ 우리들이길 바랍니다.

세상은 늘 좁지요.
같이 공부하는 학생 가운데
한 특수학교에 자원봉사를 가는 친구가 있습니다.
공부도 가장 성실하게 그리고 잘하는 그인지라
같이 좋은 학습도반이 되고 있지요.
그런데 그랑 무슨 얘길 나누다가
봉사 가는 곳 학교 이름을 들었습니다.
아, 거기 제 지기 한 분도 계시지요.
바로 그 선생 반에 있었던 겁니다.
“봉사 온 친구가 너무 잘해서
그 친구 아직 어리지만
나중에 그네 학교 교사로 왔으면 한다는 게 그대였어?”
같이 거기 전화 넣었지요.
반갑데요.
좋은 관계들이 그리 번져가는 일들이 고마웠습니다.

‘봉이네’에 전화했습니다.
고마운 인연이지요.
지난 해 여름 물꼬 아이들에게
그 먼 길 기꺼이 달려와 벌과 살아가는 당신 삶의 이야기로
큰 감동의 물결을 일렁이게 하고 간 김민순님이십니다.
마침 꿀이 떨어졌거든요.
선물할 곳도 생겼습니다.
주문했지요.
귀한 연들입니다.

오카리나가 왔습니다.
물꼬에 지난 여름 공연을 해주셨고
아이들에게 강습도 해주셨던 성생님이 보내셨습니다.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얼마나 위로일 수 있고 감동일 수 있는가를
우리는 그 밤에 흠뻑 젖었더랬지요.
그 고마움이 얼마더냐 싶은데
다시 이렇게 큰 선물이 닿았습니다.
열어보고 더 놀랐지요,
도자기로 구운 걸
아이랑 잘 쓰라고 두 개씩이나 담으셨더이다.
마음 쓰기 어디 쉽던가요.
고맙습니다.

제도학교에 나가는 경험을 하고 있는 아이가
무슨 정보검색대회라던가 1등을 했다는 전갈입니다,
2등이랑도 월등한 차이로.
산골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 살았어도
그리 뒤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의 어깨를 많이 펴주고 있나 봅니다.
아이들에게 그런 경쟁들이
좋은 동력이 되기도 할 테지요.
그런데 학적이 없으니
학교대표로 나가는 군 대회는 못 간다다데요.
“재미붙여 계속 제도학교 다닌다 하면 어쩌지?”
“그러니까 빨랑 그만 두자.”
이제 컸다고 이 능글거림 좀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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