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10.나무날. 바람, 흐린 하늘

조회 수 915 추천 수 0 2009.09.18 23:40:00

2009. 9.10.나무날. 바람, 흐린 하늘


바람세기가 제법입니다.
한 밤, 잠시 나가 마당을 거닐었습니다.
북동쪽 하늘로 구름 펼쳐지고 다시 모이고 있었지요.
곧 그 사이가 다시 갈라지더니 길이 되고
다시 그 길은 어느새 묻혀버렸습니다.
구름들은 하늘의 다른 공간으로 옮겨가고...
시절이 수상했던 젊은 날의 암흑기,
하늘만 보고 살아도 좋겠는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 하늘 실컷 봐서도 다른 바랄 게 없는 삶이라지요, 여기.
고맙습니다.

어제 한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생방송 뭐라는데 우리야 그 동네 일 잘 모르지요.
텔레비전 없은 지 너무 오래네요.
아이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작년 여름 아이가 주인공이었던
성장다큐 2부작을 보았다 했습니다.
그 아이 지금은 어찌 살고 있나 물었지요.
당장 주말에 촬영을 하자데요.
우리는 춤명상(명상춤) 일정이 있는데...
거절합니다.
더한 이야기는
아이의 일이니 아이랑 통화하라고 했습니다.
아이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아침자습에서 뭐하는지 알아?”
학교 가는 시간이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아침 일찍 가서 하는 게 뭔지 아느냐,
요는 그겁니다.
칠판에 날마다 돌아가며 한 아이가 나와
무슨 문제집에 있는 문제를 칠판 가득 베껴 쓴답니다.
아이들은 그것을 베껴 쓰고
문제를 푼다지요.
“답만 쓰면 좋겠어.”
“그런데, 칠판에 쓴 아이는 어째?”
“걔도 쓰지.”
아, 우리 학교 다닐 적도 그랬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우리 때야 복사기도 없고 컴퓨터도 없고
교실의 대형모니터도 없었던 때라 그렇다 하지만
지금 시절이 어떤 시절인데 아이들이 그러고 있나 싶다가
아무렴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을
교사들이 그냥 하고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목적과 목표가 있겠지요.
그런데 만약 글씨 연습이라면
좋은 시를 쓰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문제풀이가 목적이면
화면을 통해 하고 답을 달게 할 수도 있잖을까,
복사를 해줄 수도 있잖을까,
이리저리 머리 굴러다니데요.
아무튼 아이에게 새 세상은
제게도 새로운 세상 한 광경이 되고 있답니다.
재밌는 경험의 날들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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