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 2.달날. 갬, 기온 뚝

조회 수 1051 추천 수 0 2009.11.18 22:10:00

2009.11. 2.달날. 갬, 기온 뚝


달이 밝았습니다.
아이랑 좀 걸었습니다.
달도 얼었습디다.
강원도 곳곳에 눈발 날렸다는 소식이 아침에 있었지요.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춥네요.

공사 뒷정리로 하루가 찼습니다.
사람들이 입었던 옷부터 빨래를 하고
복도 곳곳에 얼룩처럼 남은 흙덩이들을 떼어내고
흙을 날랐던 들통들을 부시고
흙투성이 된 현관과 흙집해우소를 닦아내고...

제도학교에서 하는 수업방식으로
공개수업안을 하나 준비했더랬습니다.
엄청 깨졌네요.
다 계산하는 그런 수업이 안 되는 겁니다.
큰 틀만 가지고 들어가서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그 상호관계에서 즉흥적으로 끌어내는,
그렇게 흘러가는 대로 흐름을 타는 수업에 익숙한 저는
제도에서 요구하는 교수학습안이 도저히 안 되는 겁니다.
아마도 제도로의 편입이 결코 될 수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게 좌절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내 ‘식’을 어떻게 더 구조화된 방식으로 정리해낼 수 있을 것인가,
늘처럼 숙제가 됐다지요.

하준수 감독의 <꼬레앙 2495>.
외규장각 반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저녁에 아이랑 보았습니다.
조선 정조 때 강화도에 설치한 왕실도서관인 외규장각은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함대에 의해 소실되고
보관되던 책자들은 프랑스로 실려 갑니다.
이렇게 하여 프랑스가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 397권을
돌려받으려고 진행된 지난 10년간의 과정을 영상에 담고 있지요.
그 가운데는 왕실 행사를 기록한 의궤도 있는데,
이 의궤라면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기록유산의 하나,
'꼬레앙 2495'는 이 의궤(儀軌) 중 한 권의
프랑스국립도서관 등록번호랍니다.
이것은 김영삼 정권 때 미테랑 대통령이
두 권을 가지고 와 한 권을 되가져가고 남은 것으로
그건 그 책들 가운데 가장 미적가치가 떨어지는 것.
그들은 고속철도사업권을 따내고는 다시 이 문제를 모른 척하고 있지요.
감독이 처음 문화재 반환과 제국주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 관람한 고려 국보전에 전시된 작품의 출처가
모두 일본이나 영국 등 외국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였다 합니다.
결국 '꼬레앙2495'는 약탈당한 문화재를 돌려받자는 것이지요.
물론 이런 것은 먹고 사는 일과 당장 관계하고 있는 일은 아닌데다
주제 자체가 외교적 문제가 걸려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이래저래 밀려나 잊히기 쉽지요.
하지만 돈이 되지 않아도 관심을 기울여야할 주제들이 있습니다!
소중한 영상이었지요.
특히 아이랑 과거의 역사를 짚고 그것의 현재를 말하기에
훌륭한 자료였답니다.
우리는 프랑스에게 문화재반환을 요구하는 엽서를 챙겼고
아이랑 내일 우체국에 나가 보내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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