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 5.흙날. 눈

조회 수 869 추천 수 0 2009.12.20 17:55:00

2009.12. 5.흙날. 눈



대해리에서의 겨울은 자주 무섭습니다.
새벽에 내리던 비가 아침에 되자 눈발로 바뀌었고
오후는 내내 얼어붙어있었습니다.
바람도 거세었지요.
아랫목에서 많이 쉬었습니다, 날이 추워서도.
느지막히야 몸을 좀 꼼지락거렸지요.
바깥일 하기 어려운 날씨이니
식구들이 가마솥방이며 본관을 깔끔하게 청소하며 보냈답니다.

기락샘이 들어왔습니다, 식구 하나 생일이라고.
이번에는 계속 이러저러한 까닭으로
주말마다 영동행인 기락샘입니다.
한편 달골 식구들은 다시 서울길에 올랐습니다.
너무 추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며
겨울을 나기 위해 아파트로 떠났답니다.
하필 볕도 귀했던 한참이었거든요.
우리가 여기 사는 이들인데
잘 살펴주지 못했습니다, 살기 바빠서.
미안습니다.
햇살이 잘 퍼지는 시방과 북쪽의 별방을
서로 바꿔주었어도 나았으련만
그저 방이 좁다는 까닭으로 너른 방을 내드린 뒤로
전혀 그 생각은 못하고 있었더랬지요.
모든 관조는 비로소 일이 벌어진 뒤
아무것도 더 할 수 없을 때 가능하곤 합디다려.
그런데 사람 가는 걸 보는 건 늘 힘이 듭니다.
이불 뒤집어쓰고 잠시 누워버렸더랍니다.

오늘 아이랑의 대화주제는 월트 디즈니였습니다.
제가 아는 것과 엄마가 들은 풍월을 더하며
얘기가 재미를 더했지요.
거기에 우리 삶을 빚대어 보기도 했더랍니다.
캔자스에 사는 어느 젊은 화가가
만화를 그리며 먹고 살고 싶어서 안간힘을 썼습니다.
그 지역의 모든 신문사를 찾아다녔지만, 재능이 없다고 거절당했지요.
절망한 무일푼인 젊은이는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없이 쥐 떼가 끓는 허름한 차고에서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지요.
오히려 가진 건 시간뿐이었기에
차고 풍경과 그 안에 사는 생쥐를 스케치했습니다.
친구라곤 생쥐밖에 없어서 곧 관심을 갖게 되었고,
특히 한 마리와는 우정을 쌓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미키마우스 태어났더라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2146 2009.12.19.흙날. 눈발 옥영경 2009-12-30 890
2145 2009.12.18.쇠날. 맑음, 날마다 내려가는 기온 옥영경 2009-12-30 1075
2144 2009.12.17.나무날. 눈발 날리는 아침 옥영경 2009-12-30 1009
2143 2009.12.16.물날. 맑음 옥영경 2009-12-28 935
2142 2009.12.15.불날. 흐리다 맑음 옥영경 2009-12-28 1228
2141 2009.12.14.달날. 맑음 옥영경 2009-12-28 1002
2140 2009.12.12-13.흙-해날. 쾌청하진 않았던 옥영경 2009-12-28 929
2139 2009.12.11.쇠날. 마른 비 간간이 옥영경 2009-12-20 1024
2138 2009.12.10.나무날. 비 온다 옥영경 2009-12-20 960
2137 2009.12. 9.물날. 흐리다 오후 빗방울 띄엄띄엄 옥영경 2009-12-20 959
2136 2009.12. 8.불날. 흐린 오후 하늘 옥영경 2009-12-20 985
2135 2009.12. 7.달날. 맑음. 날 풀리다 옥영경 2009-12-20 1027
2134 2009.12. 6.해날. 대설, 올 겨울 최고 추위였다네 옥영경 2009-12-20 912
» 2009.12. 5.흙날. 눈 옥영경 2009-12-20 869
2132 2009.12. 4.쇠날. 얼어붙은 마당 옥영경 2009-12-20 947
2131 2009.12. 3.나무날. 맑음, 눈처럼 내린 서리 옥영경 2009-12-15 1123
2130 2009.12. 2.물날. 맑음 옥영경 2009-12-15 932
2129 2009.12. 1.불날. 겨울 밤하늘 환히 채우는 보름달 옥영경 2009-12-15 1035
2128 2009.11.30.달날. 맑음 옥영경 2009-12-06 981
2127 2009.11.29.해날. 봄비 같은 비 / 김장 사흘째 옥영경 2009-12-06 96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