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 9.물날. 흐리다 오후 빗방울 띄엄띄엄
나는 신에게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고 구했네.
나는 약해져서,
겸손한 복종을 배우게 되었지.
나는 더 큰일들을 할 수 있도록
건강을 구했네.
나는 허약해져서,
더 좋은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지.
나는 행복해지도록
부유함을 구했네.
나는 궁핍해져셔,
현명해지게 되었지.
나는 사람들의 칭송을 얻도록
힘을 구했네.
나는 약해져서,
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네.
나는 삶을 즐기도록
모든 것을 구했네.
나는 삶을 얻어,
모든 것을 즐기게 되었지.
나는 구한 것은 아무것도 못 얻었으나
소망했던 것을 다 얻었네.
그런 나인데도,
말하지 않은 기도를 응답받았네.
많고 많은 사람 중 나는
가장 풍요롭게 축복받은 자라네.
남북 전쟁 당시 남군의 어느 병사가 쓴 글이랍니다.
오늘 서울 용찬샘네 햅쌀을 찧어 보냈습니다.
한동안 이곳에서 시골살이를 연습하고 간 이입니다.
가을과 겨울 초입을 지내는 동안 힘을 많이 보태주었지요.
수확을 하고 젤 먼저 인사하고픈 그였습니다.
소사아저씨도 꼭 그리하고파했더랍니다.
나눌 게 있으니 복된 일이지요.
아이랑 오늘에야 마늘을 다 심었습니다.
농사랄 것 없어도 그럭저럭 뭔가를 심고 거두며 한 해를 보냅니다.
‘구한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을지 모르나
‘소망했던 것을 다 얻으’며
한 해가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