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 계자, 아이들 갈무리글

조회 수 1054 추천 수 0 2010.01.13 19:22:00

135 계자, 아이들 갈무리글


아이들이 남긴 갈무리글을
글이 쌓여있는 차례대로 옮겼습니다.
맞춤법은 틀리더라도 고치지 않았으며
이해를 위해 띄어쓰기는 더러 손을 댄 곳이 있답니다.

- 말줄임표 ‘...’은 옮기면서 줄인 것,
‘.....’은 원 글에서의 말줄임표로 구별하였습니다.
- 괄호 안에 ‘*’표시가 있는 것은 옮긴 이가 주(註)를 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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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자누:
자유학교에 온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끝난다. 첫날부터 지금까지 굉장히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일단 첫날에는 버스 탈 때 정말 설렛었다. 그리고 자유학교에서 내가 오랫동안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큰모임 때 늘 듣던 말을 들으니 긴장이 쫙 풀렸다. 그리고 두멧길에 올랐는데 그 옆에 얼어있는 계곡에 있어서 그곳에서 예쁜 얼음들을 구경하고 ‘혹시나 얼음이 깨지지는 않을까’하며 조심스레 얼음을 밟았는데 조심했는데도 불구하고 발을 내딛었다가 주변의 얼음이랑 떨어지며 가라앉았다. 때마침 어떤 쌤이 손을 잡아주셔서 젖지는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날에는 눈이 내렸다. 그래서 손풀기가 늦어지고 눈놀이를 했다. 손풀기가 늦어지니 덩달아서 열린교실도 늦어졌다. 특히 나는 못 고르고 있다가 새해달력에 들어가게 됐다. 근데 시간도 없고 그나마 있는 시간도 거의 멍 때리고 있어서 얼마하지 못했다. 그리고 때건지기를 한 뒤에는 음악놀이를 했어야 했는데 대문 앞의 눈을 치웠다. 그리고 보글보글에서는 김치호떡에 들어갔다. 그런데 약간 이상한 것 빼고는 괜찮았다. 또 그 다음날, 셋째날에는 그토록 고대하던 들불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눈 때문에 하지 못하고 대신에 얼마 못했던 열린교실을 했다. 이번에는 한코두코를 했는데 하늘색실 한 뭉치로 대완성 목도리를 만들었다. 때건지기 시간 뒤에는 구들더께~ 하지만 계곡 쪽으로 썰매를 타러 갔다. 아픈 것 빼고는 다 좋았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미술놀이 시간에 미술놀이 반, 음악놀이 반을 했는데 나는 음악놀이에서 컵에 물을 담아 소리내는 것에서 ‘레’를 했다. 그리고 넷째날에는 우리가락 시간이었는데 물꼬눈썰매장에 갔다. 밑에는 얼음이어서 미끄럽고 재밌었지만 계속 미끄러져 넘어지니까 아팠다. 그리고 보글보글이었는데 나는 군침 도는 만두였다. 나는 만든 만큼 먹었고 마지막에 남은소로 만든 볶음밥도 먹었다. 그리고 연극놀이였는데 또 춘향전이었다. 나는 대사가 가장 많은 포졸이었는데 춘향이의 한복 치마를 밟아서 넘어진 것만 빼면 다 좋았다. 그리고 다섯째날에는 ‘늑대발자국’을 했는데 다리가 아팠다. 늑대발자국에서는 다람길을 걸으면서 소원을 빌었다. 하지만 그래도 장작놀이가 단연 최고였다. 물론 두 번째는 눈썰매였다. 이번에도 사람을 여럿 사귀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즐겁고 재밌었다.

1년 석현: 옥샘에게.
옥샘 우릴 돌봐주고 보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벌써 시간이 이렀게 빨리 가네요 그리고 전 옥샘이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아하 생각났다. 옥샘이 우릴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옥샘한테 또 할 말 있습니다. 둑딱뚝딱엔 쌀쌀해서 겨울에는 뚝딱뚝딱 말고 다른 걸로 봤궈주세요. 그리고 옥샘도 건강하게 지네세요. 사랑합니다. 신종플루조심하세요.
(* 석현의 말을 듣고 그제야 부랴부랴 목공실에 난로를 넣어두었습니다. 미리 잘 챙기지 못해 미안합니다. 136 계자의 뚝딱뚝딱은 석현이 덕분에 따숩게 활동하겠습니다!)

2년 다니:
목요일 밤에 밖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었다. 큰 불에 구워서 다른 고구마보다 더 많이 탔지만 껍질을 가고 보니 다른 고구마보다 더 노릇노릇해서 처음 고구마를 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고구마가 충분하지 않아서 한 사람당 한 개 씩 밖에 못 먹어서 너무 아쉬웠다. 고구마를 다 먹고나서는 남의 얼굴에다 탄 재를 묻히는 놀이를 했다. 하지만 큰 형들이 많이 있어서 나는 공격을 당하기만 했다. 그래도 재가 남의 얼굴에 묻은 것을 보니 정말 재미있었다.
그 다음 준호와 함께 잠을 잤는데 밤에 오줌이 마려워 복도를 걸어가니 너무 추워서 몸은 오들오들 떨렸고 이빨은 딱딱 부딪혀서 앞으로는 오줌을 싸고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3년 형찬:
자유학교 물꼬를 5번째 왔다. 친구도 많이 사귀게 된다. 우석이 형과 임수 형이다. 근데 셋 중에서 보니 내가 더 많이 다녔다.
내가 제일 좋았던 게 늑대발자국할 때 설인 발자국도 발견되고 슈퍼액션도 보았다. 슈퍼액션이랑 아래 그림처럼 되는 거다.(* 그림: 급커브를 속도 80km를 가던 차가 미끈하고 길가로 빠진 사건. 80은 좀 과장이고, 여튼 빠른 속도로 가던 차가 아이들 눈 앞에서 미끄러졌다.)

5년 하다:
이번 계자는 정말 신기한 계자였다. 이렇게 활발한 아이들이 모인 것부터가 오랜만이고, 더구나 책방이 이렇게 인기가 없었던 것도 처음이다. 첫날에 책방에 사람이 없는 일은 항상 있는 일이었지만 마지막 날까지도 처음 책방의 인기는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한데모임 때 책방 문제가 한번도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았다.
덕분에인지 이번엔 인상적인 일이 많았다. 생각 같아서는 다 적고 싶지만, 그러자면 밤새도록 써야할 것 같아서 크게 인상적인 것만 써야 될 것 같다.
나는 아이들이 오기 전부터 “나는 다른 사람의 소개 등으로 친구를 사궜는데, 내 자력으로 친구를 사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참고로 끝날 때 어떤 누나가 “......친구들을 일찍 사궜어야......”라는 말을 했는데 그때 생각해보니 내 이야기였다.
어쨌건, 본론은 남자 친구 하나와 여자 친구 하나를 사궜다는 것이다. 여자 친구는 ‘양지호’이고, 남자애는 ‘소일환’이다. 물론 당연히 나랑 나이가 같은 ‘6학년이 되는’패밀리들이다. 우리 세명은 처음에는 어떻게 사궜는지 모르겠다. 지호는 처음 왔고, 일환이는 두 번째다. 어떻게 서로 친해졌는지 내 기억을 더듬어보면 지호가 나한테 “닭장이 어디야?”하고 물어보면서 처음으로 말을 걸어서 친해졌고, 일환이가 나랑 친했던 기억 덕분이니지 나랑도 ‘다시(?)’ 친해졌다. 그리고 나랑 지호가 있을 때 일환이가 와서 셋이 친해졌고, 내가 내 싸인팬을 같이 쓰자고 하고 해서 친해진 것 같다.
기억이 잘 안나는 이유는 첫째, 당연히 시간이 흘러서 그 사이에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셋이 너무 빨리 친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서로가 친해졌다.
넷째날의 연극놀이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이때까지 연극놀이에 주연으로 참석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이번은 달랐다. 연극 주제로 ‘춘향전’을 했는데 내가 3장면, 변사또가 등장하는 장면의 최고주연인 변사또를 하게 된 것이다.
난 최대한 리얼하게 막 거드름을 피우고, 춘양이한테 진짜 사또처럼 막 “이년을 옥에 넣어라!”하고는 했다. 나도 재밌었고, 몇 몇 사람들이 “야, 너 진짜 리얼하더라.”라고 해줬다. 그러나 나는 약간 아쉬웠다.
이번 계자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늑대발자국’이었다. 원래는 산을 다니면서 동물 발자국을 찾구, 힘들면서 재밌는 것을 느껴야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씨멘트 길로 대해리에서 상촌까지 걸어갔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진짜진짜 재미없었다.
산행(?) 중간에 나랑 인영이 누나랑 버스를 타고 상촌에 먼저 가서 초코파이를 사왔다. 그 하나로 마트 분이 우리가 봉지가 꼭 필요한데, 종이값을 받으셔서 약간 기분이 나빴다. 옥샘이 말씀하시기를 봉지를 돌려주고 꼭 봉지값을 받는다고 하셨다.
이번 계자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중 1 수현: 2010년 1월 겨울 첫 번째 계자
1월 3일 인영이와 처음 물꼬를 왔을 때 정말 설레고 기대‰獰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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