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6.불날. 맑음
면소재지 상촌중에서 이틀째 컴퓨터 특강입니다.
지역의 학교를 활용해서 면단위마다 닷새를 하고 있습니다.
각 학교 전산실은 얼마나 준비가 잘 된 강의실인지요.
마침 오일장이 서기도 하는 날입니다.
장에 갔지요.
아주 가끔이지만 장이라고 꼭 오는 장사치들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들머리에서 너르게 펼친 난전에 인사를 드립니다.
서른세 살 딸이 백일에 들쳐 업고 장사를 시작한 아주머니입니다.
대전에서 오시지요.
오늘의 주제는 누룩입니다.
술을 좀 담아볼까 하구요.
한 번 보면 일도 아닐 것이라도
혼자는 여간해서 엄두가 나지 않지요.
“밥을 쪄서...”
말하는 사이 사이 말리십니다.
“에잇, 못해...”
그러면서 또 설명을 잇고 잇고 하시지요.
말품을 듣고 나면 그게 고마워 뭐라도 사자 합니다.
“계피나무 좀 주셔요.”
“그냥 가지 뭘 또 사.”
생선전에도 기웃거립니다.
“오늘은 뭐가 좋아요?”
“이거면 절대 후회 안 해.”
아저씨가 그리 권하는 건 정말 후회를 않습니다.
알탕거리를 안고 와 식구들에게 내놓으니
얼마나 맛나게 실컷들 먹던지요.
계자 후 통화가 이어집니다.
지난 주 저녁마다 하던 일인데
전화가 닿지 않았던 집들이 많아 이어진 일이지요.
오래 만나는 연들이 많으니
쌓였던 얘기를 하느라 더 긴 통화랍니다.
그게 이곳의 일인데도
바쁜 손발을 짐작하고 마음들을 어찌나 써주시던지요.
오늘 큰 돈이 생겼습니다.
짠돌이 아이가, 결코 제 주머니 털지 않는 아이가
글쎄, 어른에게도 큰 돈을 통장째 선뜻 내미는 겁니다.
올해 돈을 좀 모아 학교 어디 어디 손을 좀 대야겠다
새해 꿈을 들려주었더니
기꺼이 엄마의 꿈을 위해 내놓았습니다.
어차피 자기가 자라서는 그 돈이 그만큼 가치가 없을 테고
지금 이곳에서 요긴하게 잘 쓰이길,
그리고 엄마한테 힘을 보탠다 했습니다.
꿈의 첫 단추를 그 아이가 채워주었답니다.
다, 다 고마울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