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7.물날. 싸락눈
싸락눈 내리더니
읍내로 나가서는 비가 되었습니다.
새해 첫 생명평화모임이 있은 저녁입니다.
정봉수님, 이영현님, 최아선님, 류기락님, 류옥하다가 함께 했습니다.
겨울은 농부들에겐 내적 욕구를 채우는 좋은 시간들이 됩니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거울보기,
눈이 많으니 사람들이 회관으로 모이게 되고
그래서 서로 머리 맞대는 시간이 많더라는 정봉수님,
몸과 마음에 집중하게 된다는 최아선님과 이영현님,
거기에 하다는 긍정적인 사고에 관한 영상물을 본 얘기를 전하며
‘생각’의 중요함을 역설했지요.
오늘의 발제는 기락샘-‘문화자본의 사회화’.
교육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요.
예전 수능이나 학력고사 시절
그 성적에 따라 지원하고 거기에 따라 순위 매겨지던 질서를
교육의 다양성을 도입하여 바꿔보자는 게 최근의 방향입니다.
다양한 경험을 주자,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자는 것인데
그러나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지요.
개천에서 용(일명 ‘개룡’이라는)나는 일이 더 없어질 수도 있다 합니다.
왜냐하면 좋은 부모를 만난 아이들이
새로운 교육제도에서 성공할 잠재력을 훨씬 더 잘 획득할 수 있다는 거지요.
문화자본(아비투스라고 하는 게 이거 아니던가요)획득을 통한 교육성취 또한
높을 수 있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봉사활동, 자기소개서, 추천서등을 통한 입학사정관제만 하더라도
문화자본을 획득한 아이들이 유리한 제도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이쯤되면 다시
그 방향이 정말 맞는 것일까 의구심을 자아낼 테지요.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개룡이 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건 아닐 것이니 말입니다.
결국 좋은 의도가 역효과를 생산하는 결과를 낳는 거지요.
그렇다면, 문화자본획득 방법을
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지 않겠는지요.
국가나 지역수준에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엘시스템화라 불리는 베네주엘라 빈민지역음악교육이
좋은 예일 수 있겠다는 결론이었답니다.
날마다의 기적을 체험하며 산다,
늘 그리 말하지요.
오늘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이 다 타고 있었더랬지요.
달골 오를 걱정만 했지 별 생각 없이 읍내에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황간으로 오다 물한계곡 길로 넘어오는 신우재 들머리
그만 살짝 언 얼음길 위를 차가 팽그르르 돌기 시작했지요.
다른 때라면 아는 길이라고 제법 밟고 다니는 길을
무슨 마음에 천천히 달렸던지요,
며칠 전 눈길에서 차가 미끄러질 적 어찌 하라던 벗의 이야기가
어쩜 그 순간 뚜렷하게 생각이 났더란 말인지요,
생각이 난다고 몸이 다 움직여지는 것도 아닌데
용케 몸이 또 그리 따라주었더란 말인가요...
일부러 가드레일 쪽으로 차를 밀고 부딪치며 균형을 잡아나갔습니다.
그게 또 너무 갑작스러웠다면 그 너머 수로로 떨어져 내렸을 것을,
게다 그때 다른 차라도 오갔으면 또 어땠을 것인지...
차 앞부분이 좀 많이 망가졌습니다.
다행히 움직이기는 하여
어찌 어찌 대해리까지 끌고 들어왔지요.
낼 공업사에 넣으면 며칠이나 걸릴려는지...
고마운 또 하루였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