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4.나무날. 맑음 / 입춘
새벽, 눈발 날렸답니다.
입춘 추위에 김장독 깨진다던가요.
모질게도 추운 날입니다.
할머니 한 분이 쪼그려 앉아 얼음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더랍니다.
“뭐 하시는 거예요?”
지나던 할아버지가 물었습니다.
“봄이 어디만큼 왔나 보려구요.”
꿈쩍도 않던 얼음장 아래가
어느새 병아리 가슴만큼 녹아 흐른다고,
양지쪽 낮잠 자는 강아지 배만큼 녹으면 봄이 온 거라 했다지요.
할아버지 당신은 바람 부는 쪽으로 혀를 내밀며 봄을 안다 합니다.
“혀를 내밀어 겨자처럼 톡 쏘면 아직 겨울이지요.
그 맛이 달착지근하면 봄이 온 겁니다.”
그때 젊은이가 지나다 그랬다나요.
“땅에 쪼그려 앉고, 체통 없이 혀를 내밀고...
그냥, 설레고 안팎으로 들락거리면 봄이 온 건데...”
그대의 봄은 어찌 오나요?
차를 찾아왔습니다, 한 주 만입니다.
살짝 언 길 위에서 사고가 있었더랬지요.
차가 크게 망가졌는데도 탔던 사람들이 말짱했더랬습니다.
고맙지요, 아암요, 기적이 달래 있겠는지요.
한 주 동안 남의 차를 끌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여기는 남도.
쓰던 지 물건이 최고이지요.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그것 또한 사유하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사는 일이 가만 가만 되짚어도 지지요.
아름다운 맘, 평안한 맘 하나 가지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만큼 귀한 일이라고 큰 선생님이 가르치셨지만
더러 잊거나
아니면 그저 흉내내기만 한 건 아니었나,
당신들의 고결한 뜻과 행동은 오간 데 없이 허울만 뒤집어쓰고
자신조차 그 사실을 모르고 살진 않았나,
보기 좋으니 그저 그 줄에 서서
저도 그만큼 되는 양 짐짓 젠채하진 않았나,
낯 붉어졌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