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9.불날. 안개비에서 흩뿌리는 비로

조회 수 916 추천 수 0 2010.02.22 23:35:00

2010. 2. 9.불날. 안개비에서 흩뿌리는 비로


오전, 농협간담회가 마을회관에서 있었습니다.
덕분에 마을 어르신들도 뵙고
인사 하러 읍내에서 온 여러 어르신들도 뵈었지요.
더러 빠진 얼굴은 그 사이 다음 세상으로 설컹 넘어가셨거나
앓아 누워계신 탓입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을 것 같은 산골 삶에도
그리 세월 흘러가고 있답니다.

쓰레기차가 들어왔습니다.
마을 앞에 모아둔 쓰레기더미를 싣고는
꼭 학교로 들어옵니다.
계자를 끝내고 나면 마을에서 나온 양만큼 쌓이게 되지요.
차를 한 잔 냅니다.
안개비 내리는데 굳이 선걸음에 밖에서들 드신답니다.
누구보다 이런 분들의 고마움이 크지요.
생활이란 게 그런 거다 싶습니다.

어제 수고해주신 손석구샘과 도서관 분들께
잠시 인사드렸습니다.
광평농장 덕에 유기농사과가 떨어지지 않는 물꼬이지요.
한 바구니씩 나눠드렸더랍니다,
고마움이 어디 그 크기만 하겠습니까만.

여기는 광주.
88고속도로를 타고 넘어왔습니다.
평소에도 88고속도로는 악 소리 난다는데,
밤, 그것도 발아래까지 뒤덮인 안개와 쏟아지는 비를 뚫고
온 신경을 곤두새우며 달렸지요.
오는 길에 보기로 한 이와도
너무 늦어져 다음을 기약해야 했습니다.
성빈여사에 묵어도 되련만
남의 집에 들기에 너무 늦은 시간,
바깥에다 숙소를 잡았지요.
낼이 새끼일꾼 세아 졸업식,
보람이도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합니다.
이미 직장생활을 시작한 아이들이지요.
거기 참석하겠다고 넘어온 길이랍니다.

사람을 살리는 것은 집값이 아니라 집입니다.
집과 옷과 음식 때문이 아니라
집값 옷값 음식값 때문에 죽을 맛인 삶이라던가요...
세상으로 나가는 우리 아이들이
그 값 때문에 휘청이지 않기를,
그저 집과 옷과 음식으로 풍요롭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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