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12.쇠날. 눈

조회 수 909 추천 수 0 2010.02.25 02:18:00

2010. 2.12.쇠날. 눈


눈 내립니다, 많이도 내립니다.
새벽부터 종일을 그러고 있습니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높이도 지났지요.

설맞이 대청소입니다.
모둠방 가운데 황토방은
조금씩 찻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계자 때야 여자들의 방이 되겠지요.
바닥이 젤루 문제인데
네팔에 가 계신 스승님 무운샘이 돌아오면
안내를 받아 손을 볼 것입니다.
청소라면 이 집에선 아이가 가장 꼼꼼 합니다.
어른들 하는 비질이며 걸레질이며 잔소리를 해가며
아예 들통에 물을 길어다 놓고
걸레를 빨아가며 바닥을 닦고 있었습니다.
“내가 무릎까지 꿇고 교실 바닥 닦는 건 물꼬에서 첨이다.”
기락샘이 툴툴거렸더랬지요, 하하.
달골에서도 사람들 묵어갈 것이라
저녁에는 달골 청소를 하였지요.
욕실 두 개를 박박 문지르고 나왔더니
기락샘이랑 류옥하다가 온 곳을 다 해두었더랍니다.

지난주에 어르신들을 뵙고 와서 맘 더욱 좋습니다.
늘 지나고 나서야 어르신들을 뵙는데
이번 설엔 숙제를 끝내놔서
마음 더욱 홀가분하게 쇠겠습니다.

이제야 겨울계자 자원봉사확인서들을 다 챙겼네요.
부탁하지 않은 이들도 있지만 모두 보냈습니다.
애쓴 시간들이 요긴하게 쓰일 일이 생길 수도 있잖을지요.
이런 순간들에 계자를 다시 돌아보게 되지요.
고마운 사람들입니다.
그 큰일들이 기적같이 잘도 돌아간 겨울이었습니다.

한 엄마의 안부 전화를 받으며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만화만 읽는다, 꼼꼼이 읽지 않는다, 끝까지 안 읽는다,
도움이 되는 책을 읽으면 좋겠다,
책을 읽었는데도 물어보면 얘기를 제대로 안 한다, ...
“어머님, 걔가 책 안 읽고 싶겠다.”
다니엘 페나크의 <소설처럼> 가운데서
‘독자의 권리’를 들려주었답니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즘(현실과 소설 세계를 혼동할)을 누릴 권리
7.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 내어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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