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28.물날. 비바람

조회 수 995 추천 수 0 2010.05.17 17:12:00

2010. 4.28.물날. 비바람


비바람 거칠었습니다.
아, 웬 봄이 이토록 힘겨이 온답니까.
표고장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날부럭거렸습니다.
소사아저씨가 달려가 얼른 붙잡았지요.
지난번엔 빨래방 비닐이 훌러덩 벗겨졌더니
이 봄에는 바람이 지붕 여럿을 건드리네요.

소포 하나 닿았습니다.
엊그제 도착했다는데,
들어오는 물건들을 모아 한 번에 들어오는 골짝인지라
오늘에야 들어왔지요.
제자, 사실 그리 부르기 썩 적절하진 않지만,
기껏 특강을 두 차례 간 인연일 뿐이었지요,
같이 특수교육을 공부하는 동료,
그리고 물꼬의 품앗이일꾼이라고 불러야 더 옳을 겝니다.
차를 덖어 파는 원통형상자인데,
무엇이 들어있었을까요?
지리산에서 매실이며 여러 약재를 달여 환으로 만든
건강보강재쯤 되는 것이었지요.
아, 눈시울 붉어집디다.
건강하셔야 한다고, 오래 사셔야 한다고,
그래서 물꼬를 지키고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고 힘주던 그였지요.
군대를 가기 위해 휴학해 있는 동안
잠깐 직장을 다니는 친구가 그 월급 타서 챙겨보내준 것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민우샘!

한 지역의 장애아동발달센터를 다녀올 일이 있었습니다.
특수교육을 공부하며
물꼬에서 살아왔던 시간과는 또 다르게
특수교육 동네에 할 일이 참 많겠다는 생각 들지요.
적지 않은 진보가 있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손이 많이 필요한 곳이랍니다.
귀한 활동들이 축적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도 좀 일었지요.
사범대 특수인력들이 거대한 임용의 바다에서만 허우적거릴 게 아니라
아이들 있는 어느 곳이든 달려갈 준비들을 하면 좋겠습니다.

아이랑 <워낭소리> 보았습니다.
극장에서 놓치고, 읍내 공연장에서 놓치고는
무성했던 소문이 아주 희미해진 이즈음에야 봐야지 하다,
그예 보게 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대학시절 만났던 후배가 이 영화의 프로듀서였고,
물꼬를 취재하러 왔던 이가
선배가 소를 찍고 있다며 소개해주고프다 한 감독이고 했던
조금 특별한 인연이기도 한 작품이었습니다.
소문만큼 좋습디다.
독립영화가 흔히 가진 이질적이고 특별한 정서에 반해
이 영화는 모든 이들의 정서를 건드리고 있었지요.
대중적일 수 있었던 큰 까닭이었겠습니다,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라는 매력적인 소재도 소재였고,
잘 짜여진 이야기구조도 구조였지만.
반복되는 할머니의 팔자타령은 정말로 압권이었답니다.
할머니야말로 이 영화 최고의 배우였지요.
이야기와 풍광은 우리 사는 세상이랑 아주 먼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면, 그건 그저 동화에 그치고 말았을 겝니다.
그런데 영화는
라디오를 통해, 명절에 시골에 온 자식들을 통해
슬쩍 우리 사는 현실에서 먼 곳이 아님을 당겨주고 있었지요.
그래서 이 영화가 더욱 힘이 있었던 듯합니다.
"좋긴 좋은데, 뭐가 좋은 거지?"
영화가 끝나고 아이는 그리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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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28.물날. 비. <왕달래 /「로마인 이야기 ․ 3」>

오늘 오전에는 행운님네가 내려오셔서 산나물, 밭나물을 채취하러 오셨다.
뒷산에 가서 돌나물을 채취하고, 돌나물 뿌리 2~3 덩어리를 파냈다. 이건 우리 모두 같이 했다. 간장집 텃밭에서 내가 부추도 캐드리고, 화단에서 원추리도 캐드렸다. 그리고 딸기도 캤고, 금낭화, 바위취도 캤다.
진짜 대박은 달래다. 저기 닭장 밑에서 캤는데 지름 20cm의 땅을 파서 달래가 무더기로 나왔다. 내가 거기 구석에서 왕달래를 캤다. 그만한 달래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진짜 진짜 대박이다.

「로마인 이야기 ․ 3」
모든 국가가 그렇듯 로마도 혼란기, 후퇴기가 있다. 로마는 1,2,3차 포에니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승자가 되었다. 하지만 공화정 원로원 체제는 완벽하지 못했다. 여기저기서 이 헌 가죽부대를 땜질하려는 노력과 새로 바꾸려는 노력이 일어났다.
처음에 말하길 ‘모든 국가는 후퇴, 혼란기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혼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많은 헬레지즘 제국, 중국, 심지어 나폴레옹의 프랑스 제국마저도 이것을 극복치 못하고 멸망했다. 그러나 로마, 로마는(물론 많은 희생이 따랐지만) 이 문제점을 해결했다. 「로마인 이야기 ․ 3」은 이 혼란을 극복하는 내용이다.
(생략)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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