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29.나무날. 새벽, 눈발 날리다

조회 수 1237 추천 수 0 2010.05.17 17:13:00

2010. 4.29.나무날. 새벽, 눈발 날리다


옛날 성탄절 밤에 한 소녀가 행운을 빌었다.
그리고는 슬리퍼를 벗어 대문 밖으로 힘껏 던져버렸다...

차이콥스키의 사계 러시아판 악보 첫머리는
코르네이 이바노비치 추콥스키의 시 한 구절로 시작합니다.
최근 그의 책들이 좀 찾고 있지요.
그가 아이들에 대해서 말했던 '낙천주의'는 아이들을 만나오는 동안
그 세계를 이해하는 큰 배경이 되어주었더랍니다.
"낙천주의는 어린이에게 공기와 같은 것이다. 흔히들 죽음의 관념은 이 낙천주의에 큰 타격을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린이는 이러한 비탄으로부터 자신을 꿋꿋이 지킨다. 어린이 영혼의 무기고에는 자신에게 필요한 낙천주의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충분히 저장되어 있다. 어린이는 다섯 살쯤이면 생명이 있는 존재는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지만, 그 순간 자신만은 죽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르려 한다."
새엄마가 아기를 업고 집을 나가버렸는데,
점심값으로 빵 사먹으라 받은 천원으로
배가 고팠지만 그 아기를 위해 장난감을 사고 기다리는
그게 아이들입니다.
아무리 수를 세도 아홉인지 열인지 자꾸만 헷갈리는 장애 아이에게
못한다며 매를 든 담임 선생님,
스승의 날이라고 그에게 나팔꽃 씨를 선물하는,
그게 아이들입니다.
이 속 없는 것들!

둘러친 산들이 밤새 늙어버려 흰머리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새벽, 눈발 날린 흔적이랍니다.
참 질기게도 옷깃을 당기는 겨울이라지요.
그래도 봄이라고 볕은 꽤 다사롭습디다,
바람은 계속 강하게 불었지만.
표고장 비닐하우스가 다시 들썩거려
소사아저씨가 끈으로 꽁꽁 묶었지요.
오늘은 참두릅을 좀 땄네요.
그래도 봄이었다고 그리 자랐습디다.
얼지도 않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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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29.나무날. 새벽에 눈발 날림. 맑음. <봄? 여름? 가을? 겨울?>

오늘 새벽, 막 눈발이 휘날렸다. 4월말, 사실상 5월초인데도 눈이 온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아침에 산에 눈이 쌓여있는 걸 보고 알았다. 내가 어제 저녁에 뭐랄까, 얼음이 떨어져서 피부가 따끔따끔한 걸 느꼈다. 내가 “이러다가 눈 오는 거 아냐?” 했는데 진짜 눈이 내렸다.
작년 같으면 지금은 봄, 그것도 모든 꽃과 풀들이 활짝 피는 계절인데 이상기후로 봄 같지가 않다.
저녁에는 눈 내리니까 겨울,
아침에는 화창하니까 봄,
낮에는 햇빛이 강하니까 여름,
저녁에는 바람 많이 불고, 약간 쌀쌀하니까 가을.
하루 안에 1년 4계절을 모두 경험한 셈이다.
개구리도 울지 않고 꽃은 제 때 안 나고, 밭 같은 경우는 피해를 많이 입었을 것이다.
후~ 여러 가지가 걱정이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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