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30.쇠날. 맑음

조회 수 981 추천 수 0 2010.05.19 17:21:00

2010. 4.30.쇠날. 맑음


순임샘이 괌에서 돌아왔고,
강원도 양양에서 무운샘과 지혜샘이 오셨습니다.
양양에서 강릉을 나가, 강릉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옥천으로,
그리고 옥천에서 영동으로 넘어오실 참이셨지요.
버스를 기다리느라 더 지치실까 옥천터미널까지 달려갔는데,
아고, 알고 보니 바로 차편이 이어졌더랍니다.
때로는 배려라고 하는 일이
상황을 잘 모르면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니까요.
해마다 다녀오는 양양인데
올해는 걸음을 못했더랬습니다.
갈 수 있는 때에 당신들은 티벳에 머물고 계셨지요.
마침 올해 계획하고 계신 출판 일로도,
그동안 한 번도 와 보지 못했던 물꼬 살림도 두루 둘러봐주러
겸사겸사 걸음하게 되셨답니다.
며칠 묵기로 하셨습니다.

아이처럼 키우는 개 파워를 순임샘이 이 산골에 맡겨두었고,
그간 달골 행운님네가 돌보아주셨더랬지요.
묶여 지내본 적 없던 파워는 잔뜩 약이 올라
먹이를 주는 이조차 물려 들었습니다.
결국 창고동 현관에다 풀어놓았지요.
주인이랑 떨어져 낯선 곳에 와서
무서운 게 어디 어둠(?)만이었을라구요.
가끔 산짐승이 다녀도 가는 이곳이니 말입니다.
해거름에 순임샘 차가 문제가 생겨 차량 열쇠를 들고 올라탔는데
조수석에 있던 파워가 그만 열쇠 쥔 팔을 물어버렸네요.
낯선 곳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에다
혹여 자기를 공격이라도 할까,
또 자기네 차를 다른 이가 탄다고 그런 게 아닌지...
"주사 맞혔어!"
그랬다니까 다행인데, 우리하게 아프더니
퍼렇게 멍이 들어버렸더랍니다.

사범대 학생들이 모여 서로 모의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한 사람이 끝나면 나머지 사람들이 그에게
수업에 대한 간단한 평을 메모로 전했습니다.
처음엔 그저 형식이겠거니 싶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다르게 보이더군요.
당연히 좋은 소리가 듣기 좋지요.
그런데 좋지 못한 소리가 당장 불편은 하고 피해가고 싶지만
어, 도움이 되더란 말입니다.
제게도 그렇습디다.
너무 오래 관성으로 수업을 해왔던 건 아니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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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30.쇠날. 따스함. <카이사르와 돈>

카이사르는 성년기에 빚이 엄청났다. 카이사르가 진 빚은 3천만 세르테르티우스, 그 당시 로마 국고가 1억 세르테르티우스를 좀 넘었으니까, 국가예산의 1/4이 빚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카이사르는 빚이 귀찮은 조재라고 생각지 않았다.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는 빚이 적고, 채무자가 빚을 싫어하는 경우 채권자가 입김이 더 세다. 그러나 엄청난 빚을 지게 되면 오히려 채권자가 채무자한테 굽신거려야 할 상황이다. 만약에 채무자가 망하면 채권자는 상당한 손해를 보니까 계속 돈을 빌려줘야 하고, 보호해 줘야 한다.
카이사르는 이 점을 잘 이용한 훌륭한 채무자였다. 이것을 알고 나서부터 빚이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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