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25.불날. 비 내리다 갬 / 논갈이

조회 수 990 추천 수 0 2010.06.08 13:48:00

2010. 5.25.불날. 비 내리다 갬 / 논갈이


이른 아침 전화가 들어왔습니다.
이곳저곳에서 다 물꼬의 길이 되어주시지요.
“우리 아들을 올려 보낼게요, 기계 실려서.”
유기농가 광평의 조정환샘의 연락입니다.
어제 아직 물도 대지 않고 풀 무성한 논을 보고 가신 당신은
댁의 농사일 다 제쳐놓고 민재씨를 보내준다셨습니다.
날마다의 기적을 체험하며 산다,
이 산골에서 자주 하는 말입니다만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기적입니다만
정녕 기적의 아침이었더이다.

서둘러 논에 물을 댔습니다.
다섯 다랑이까지 차려면 얼마나 걸리려나...
5월 한 달은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출퇴근을 하고 있으니
대해리에 붙어있을 수가 없지요.
달골 박성현엄마께 SOS를 칩니다.
일꾼들 새참을 부탁하지요.
덩달아 행운님까지 내려오셔서 논둑에 풀을 베어내기 시작하셨답니다.
겨우 모나 꽂힐 만큼만 하자,
그래서 두어 시간이면 되려니 했는데,
웬걸요, 종일 로터리를 쳤다 합니다.
“마침 부추가 생각나서...”
묵은지에다 간장집 남새밭에서 캐오신 부추와
표고장에서 갓 딴 버섯까지 썰어 넣어 참으로 낸 부침개와 삶은 달걀이
너무나 맛나서 점심을 못 먹겠다 하고는
다섯 시까지 내리하고는 기계 다시 실어나갔다지요.
“사위 삼고 싶더라.”
“딸도 없으면서...”
민재씨가 어찌 움직였을지 훤합니다.
좇아 내려온 달골 식구들이며 모다 고맙습니다.

드디어 물꼬 생일노래를 만들었습니다.
널리 불리고 있는 생일노래 대신
한동안은 지금은 스님이 된 작곡가의 ‘개똥이의 생일노래’도 불러보았으나
초를 켜놓고 아주 짧게, 그리고 쉽게 부를 노래로는 조금 모자랐지요.
두어 차례 만들어보았지만 대중화되지(물꼬에서) 못했더랬습니다.
문득 오늘 계속 입속에서 맴돌길래
악보에 옮겨보았지요.
다른 사람이 작곡한 노래 첫 마디를 빌려와 변주했답니다.
가사는 이러합니다.
“나는 예쁘다.
나는 귀하다.
나는 기쁘다.
태어나서 고맙다.”
이번 여름 새끼일꾼계자부터 써보려지요.

영동장애인복지관의 행사에 특수학급 아이들과 다녀왔습니다.
대학생들이 자원봉사 왔지요.
그런데 반가이 인사들을 해옵니다.
강의를 했던 한 과 학생들이었네요.
같은 일들을 하면 그리 만나게 되는 게지요.
영동 읍내 일대를 돌며 아이들과 놀았습니다
샌드위치도 만들고 포스트 찾아가기도 하고
조각퍼즐 맞추기도 하고 풀볼로 다트놀이도 하고...
거기 무대에서 노래 하나 하라길래
마침 만든 생일노래 불렀더랍니다.

5월 생명평화모임이 저녁 6시 채식식당 ‘러빙헛’에서 있었습니다.
갑자기 100포가 넘는 비료가 와서 나무에 넣는 중이라
아무래도 올라가기 무리겠다는 정봉수샘 연락이 왔고(요즘 거창에 계시지요)
김종근님 손석구님 이영현님 최아선님,
그리고 옥영경과 류옥하다가 함께 했습니다.
김종근님이 당신이 하고 있는 빛과 소리 명상과
채식을 소개하는 시간이었지요.
“그런데 그것이 선생님의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던가요?”
“자리이타(自利利他)...”
내게도 타인에게도 이익을 주는 길이더란 말씀이셨습니다.
다음발제는 류옥하다가 맡았습니다.
거울보기에서 그가 들려준 책 이야기를 들으며
모임 식구들이 요청하게 되었지요.
6월 생명평화모임은 류옥하다의 세미나 데뷔 무대가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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