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11.쇠날. 비라도 오겠는 저녁

조회 수 1039 추천 수 0 2010.06.21 15:24:00

2010. 6.11.쇠날. 비라도 오겠는 저녁


아침 산길, 산딸기가 발걸음을 세웁니다.
어느새 계절이 그리 이르렀습니다.

병들을 소독해서
엊저녁 늦도록 만들어둔 유기농사과잼들을 담았습니다.
장독대도 살피지요.
효소항아리들을 정리했던 얼마 전
국화효소가 어찌 됐는가 기억을 살피는데 답체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담은 기억은 있는데, 거른 기억이 없더란 말이지요.
그런데 오늘 도예실(말이 그렇지 사실 창고에 가까운 비닐하우스) 구석에서
꼬마 항아리 둘을 찾았단 말이지요.
아하, 그거였습니다.
장독대 혹은 부엌 곳간에 자리를 잡아주지 못하고
그리 밀려나 있었던 게지요.
드디어 걸렀답니다.
너무 늦은 가을에 했던 거라 아무래도 수분이 많이 모자랐지요.
하지만 효소를 거르고 있던 아이는 아주 흡족해라 했습니다.
"향도 너무 좋다. 엄마, 맛도 좀 봐!
이거 선생님 좀 갖다 드리면 안 돼요?"
제 선생들을 챙기데요.
"감식초도 한 항아리 더 있어."
아직 남아 있던 감식초 항아리도 걸러냈지요.
맛, 물론 좋습니다.

지역도서관에 감사 글 하나 보냈습니다.
올해부터 '작은 문고'로 입는 고마움도 큰 데다
구석구석 물꼬에 너무나 귀하게 쓰여 오는 그곳이지요.
고맙다는 인사 꼭 드리고 싶었는데,
이러저러 날이 가버렸던 겁니다.
우리들의 자료실이자 쉼터이고 모임터이고 배움터이며
엄마의 작업실이고 아이의 보호실이었던,
그리고 지금도 그러한 우리 읍내 도서관,
이태희 관장님, 배정승 선생님, 이성만 선생님, 이원호 선생님,
배정용 선생님, 최원종 선생님,
모다 고맙다 했지요!

충남대 사회과학대에 일이 있어 나가는 길에
읍내 일 하나도 보고는 한 식당에서 냉면 한 그릇 먹었습니다.
언젠가 물꼬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를 본 주인이
잊지 않고 반겼지요.
숱한 가게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동안
꽤나 긴 시간을 지킨 그곳입니다.
아이를 위해서 몇 가지를 더 챙겨 내놓으셨더랬답니다.
오래 장사하니 좋습디다.
대전 나간 길에 논두렁 한 분도 뵈었지요.
고마운 분들 참 여럿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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