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7.흙날. 소나기 / 140 계자 미리모임

조회 수 1013 추천 수 0 2010.08.20 11:53:00

2010. 8. 7.흙날. 소나기 / 140 계자 미리모임


사람이 사람을 살립니다.
좋은 사람이 다른 이들 삶까지 ‘살고 싶도록’ 하지요.
계자를 하며 여러 사람들과 일을 해보면 절실히 다가오는 말입니다.

계자와 계자를 건너가는데 쉬는 하루가 있다하지만
고스란히 다음 계자를 위해 쓰입니다.
그래도 희중샘을 비롯해 여러 샘들이 교무행정 일을 맡아주어
용케 일이 되어가지요.
미리모임만 해도 저녁 7시인데,
낮버스로 다들 들어와 손발을 보탭니다.
계자와 계자 사이 갈 이는 갔고 올 이가 아직 오지 않았다면
부엌으로 달려가 밥상도 차려야하는데,
지난 계자 사이는 서현샘과 찬일샘이 맡아주었고,
이번 계자 사이는 다음 계자 밥바라지 선정샘이
앞 계자 끝남과 동시에 일찌감치 들어와 주었습니다.
5개월 세현이를 데리고 왔고
대안학교에서 일을 하는 진희샘이 세현이바라지로 함께,
그런 엄마를 따라 다섯 살 하경이도 들어왔지요.

미리모임.
희중샘과 세아샘이 올 여름 계자의 제 1파수꾼들입니다.
내리 세 일정을 같이 합니다.
지난 계자에 함께 한 진혁샘과 재훈샘이
한 계자 더 손을 보태기로도 하였습니다.
재훈샘은 잡아두었던 여행일정을 기꺼이 포기해주었지요.
취학 전부터 봤던 아이들이 자라 열아홉 건강한 청년들이 된 그들입니다.
새끼일꾼 야진주(진주샘과의 구별을 위해 새끼일꾼 진주는 이리 부르기로)는
며칠 더 손발을 보태겠다 남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계자를 시작으로
바쁜 고 2생인데도 최대한 시간을 빼 물꼬에서 방학을 나고 있지요.
동생들이 새끼일꾼으로 오는 동생들에게
행동지침을 일일이 편지로 전해주었던 그입니다.
며칠이라도 빼서 다녀가겠다고 이리저리 시간을 굴렸던 아람샘은
온 걸음에 한 계자를 잘 마무리했고
다음 계자에 샘들이 너무 모자란다 싶으니
또 주저앉아 손을 보태게 되었습니다.
샘진주(새끼일꾼 진주와 구별키 위해)는
지지난해던가 대학동아리 사람들과 방문해서 손발을 보태고 간 적 있습니다.
서현샘의 좋은 인연들이 올해 여름일정들을 잘 꾸려주었네요.
박진홍샘도 함께 합니다.
교사가 되기 전 대학 막바지에 왔고,
학교생활을 시작하며 힘들어하다 왔고
두어 해 지난 뒤 그만둬야겠다고 왔고
그리고 십여 년 만에 대해리에 왔습니다.
국어교사로 13년 다닌 학교를 그만 두고 말이지요.
그리고 새끼일꾼 계원, 왕훈, 현곤, 수진이도 왔습니다.
10대부터 50대(소사아저씨)까지 같이 준비하는 계자랍니다.
게다 이번엔 갓난쟁이까지 있다지요.
마을입니다, 마을.

밥바라지는 역대최강 선정샘입니다.
‘역대최강’, 이것의 의미는 단순히 맛난 밥상을 차려낸다는 걸 넘어
자원봉사자로서 지닌 태도 혹은 인품에 대한 평가이기도 할 겝니다.
꼭 종대샘의 표현 아니어도
그와 함께 움직여본 사람이면 누구라도 그리 생각할 겝니다.
부엌이 전체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그래서 ‘화덕’이 중요하지요.
너그러운 품성을 가장 크게 요하는 곳이 바로 그곳입니다.
계자에 익어진 이들이 적어 샘들 자리가 좀 약하다 싶어도 마음 든든한 까닭이
바로 이번 계자의 밥바라지들 덕이랍니다.
종대샘도 와서 붙고,
다시 키운 열무가 벌써 제법 자라
죄 뽑아와 김치도 담는 진희샘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어른 열일곱(새끼일꾼 넷 더하여. 태관이 집안에 상이 있어 빠졌네요)이
이번 계자를 같이 밀고 갈 것입니다.

희중샘이 그랬습니다, 물꼬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아이들이 있어서, 자신이 잘 쓰이고 있어서.
우리 모두 그러하길.

참, 두어 주 전 축구공 두 개가 왔습니다.
누가 보냈을지 몰라 포장도 뜯지 않고 있었더랬지요.
오늘 알았네요, 성재네가 보내준 거랍니다.
성재 있었던 지난 계자에서 마당에 꺼내놓았음 좋았을 걸...
잘 쓰겠습니다.
늘 이곳 살림을 함께 챙겨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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