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16.달날. 이어지는 국지성 호우

조회 수 947 추천 수 0 2010.08.30 00:40:00

2010. 8.16.달날. 이어지는 국지성 호우


큰 비 때문이기도 할 겝니다.
여름이 끝났고 계곡은 텅 비었습니다.
해마다 8월 보름을 넘기면 더위 기세도 한풀 꺾이고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들 갔지요.
이 골짝도 그러합니다.

남도를 내려가 ‘무식한 울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차가 다 망가져 폐차를 했는데도
몸에 상처 하나 없었다니, 아, 고맙지요.
허나 몸이 자꾸 아프다 하십니다.
자식이 뭐 할 수 있는 게 있나요.
그저 얼굴 뵙고, 얼굴 봬 드리고 하는 거지요.
손주도 데려다 당신 턱 밑에 두는 거지요.
그 와중에도 무식한 울 어머니,
딸년 머리 파머를 챙기시고, 점심을 멕이고,
예전 사시던 농장 쪽에서 난 복숭아를 차에 실으십니다.
그리고 쪽파 종자까지 넣어주셨더랍니다.
부모란 자리가 그렇습니다...

올라오는 길, 창대비가 길을 가로막았습니다.
고속도로에서 빠져나와야했지요.
휴게소에 오래 발이 묶여 있었댔습니다.
돌아오자마자 타이어를 갈러 갔습니다.
바퀴가 다 아주 닳아서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 진단난
지난 쇠날이었더랬지요.
계자가 끝나긴 끝났던 모양이지요.
이것저것 일상의 문제들이 앞을 막았지요,
아 물론, 하나하나 해결하고 지나가면 될.

제가 강의를 듣던 교수님 한분의 짧은 글을 받았습니다.
하려는 공부의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명강의도 강의였지만
따뜻한 품성과 타인에 대한 존중으로
교육학을 가르치는 이로서의 최고를 보여주신 분이십니다.
혼례를 올리고 십 수 년 세월에도 아이가 없자
포기하고 있을 무렵 삼신할미의 전갈을 받았지요.
‘...제가 임신하고 힘들 때 옆에서 응원해주신 점 잊지 못합니다.
잊으면 안되지요.
제가 서울에 있는데 조그만 도움이라도 보태고 싶네요.
기도할게요.
서울 병원오시면 연락주세요.’
사람 관계 참 별거 없다 싶습니다.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는 것,
나아가 그것을 잘 갚으면서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일 겝니다.
겨우, 몸이 좀 어떠신가 두어 차례 여쭌 것이 전부였더랬습니다.
그런데도 고맙다셨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이지요, 고맙습니다!
당신 표현 그대로 빌어,
그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잊으면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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