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29.물날. 눈

조회 수 1013 추천 수 0 2011.01.03 17:11:00


2010.12.29.물날. 눈


간밤부터 아침까지 다시 내린 눈입니다.
눈을 쓸지요, 또.

어깨 물리치료도 좀 할 겸
온 식구들이 읍내를 다녀오기로 합니다.
계자 한 이틀 전에 계자를 위해 장을 보러도 갈 것이지만
몇 곳을 미리 돌고 오면 준비가 훨 가볍겠지요.
게다 혹여 눈에 갇히더라도,
먹는 것이야 쌀 있고, 김치 있고, 말린 것들,
그리고 된장 고추장에 양념들 있으니 어찌 어찌 지낼 수 있다지만
밖에서 꼭 들여와야 하는 것이 갖춰지지 않았을 때
그대로 아이들에게 불편을 부를 것이므로 더욱 신경을 써야지요.
덕분에 산골식구들 목욕탕도 들어갔더랬지요.

“불 좀 켜두 돼요?”
아이가 잘 풀리지 않고 있던 쓰고 있는 글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뭔가 영감을 얻은 듯합니다.
생각주머니(수첩)에다 열심히 끼적이고 있었지요.
그래요, 생각은 놓치기 쉽고 달아나기 쉬운 것이니...

이런!
얼마 전 자료 하나를 찾느라
두터운 책 하나를 한참을 뒤적이기 두 차례,
결국 찾을 수 없어 다른 자료로 대체했더랬지요.
그런데 오늘 다른 일을 하다 문득 그 책 뒤적이는데,
세상에! 맨 첫 장 두 번째 쪽에 있더군요.
등잔 밑이 어두운 게지요.
자료로 쓰지 못함보다 찾음으로 더 즐겁다 했더랍니다.

계자가 다가오면 일차적으로는 이 거친 산골 삶 속으로 와서
그래도 아이들에게 힘든 것보다 즐거움이 더 많이 차도록 하고 싶고,
그래서 먹고 자고 누고 지내는 움직임에 대해 미세하게 생각하고
(이 불편이 가치 있고 의미 있기는 하나)
그래도 덜 추웠음, 덜 어려웠음 살피는 게 먼저일 테지요.
다음은, 아이들과 이번엔 또 어떤 걸 해볼까,
꾸준히 해나갈 것은 무엇이고, 뺄 것과 더할 것은 무엇일까,
즉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 대한 공부’일 겝니다,
아이들 자체에 대한 공부!
아이들의 마음, 아이들의 흐름, 아이들의 결, 아이들과 하는 대화,...
아픈 어깨로 수련을 못 하고 있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으로 수행을 대신하고 있는
계자 며칠 앞둔 시간들이랍니다.

뒤란 화목보일러에 불을 지피고
온 식구들이 모둠방에서 자보기로 합니다.
바람이 없는 날이라 더했겠지만
많이 따숩습니다.
지난 청소년 계자에서 문제 구역이던 황토방의 한켠도
공기를 여러 차례 뺐더니 돌아갑니다.
사는 게 늘 다행이다, 다행이다 싶답니다.
참 다행한 시간들입니다.

 

그리고,

계자 앞두고 질문이 많을 때입니다.
그런데 폭설로 통신이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유선전화는 괜찮구요,
인터넷은 왔다 갔다 합니다.
손전화는 통화 두절이구요.
다만, 가는 문자는 안되나 오는 문자는 왔닥 갔다 하네요.
정리하면, ,
그래도 홈페이지나 이메일이 좋겠습니다.
유선전화는 저희가 계속 움직이고 있으니 여전히 잘 안 닿을 듯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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