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셔요,
너른 세상 이 작은 모퉁이에서 이렇게 마주치다니…
백 여 차례의 계절학교, 방과후 공부, 들공부, 물꼬 큰 행사,…
새로운 학교를 연습하고 실천하며 우리들의 생각을 검증해온 세월이
십년도 더 넘어 되었습니다.
1994년 첫번째 계절자유학교부터만 꼽더라도 꼬박 십 년.
상설학교를 세우겠다 약속한 2004년이 정말 오기는 할까,
저으기 의심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었음을 고백합니다.
마침내
2004년 4월 21일 물날(음력 삼월 삼짇날),
충북 영동군 상촌면 대해리 큰말에서 자유학교 물꼬는
공동체와 학교가 함께 있는 상설학교로 문을 엽니다.
이곳에서는 배움값이 없습니다.
배고픈 이가 먹어야 하듯
아픈 이가 치료를 받아야 하듯
아이들은 아무 조건 없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배우는데, 또 사람이 사는데,
그리 많은 게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
유기농을 지으며 공동체를 이루고
아이들을 하늘처럼 섬기는 학교입니다.
“스스로를 살려 섬기고 나누는 소박한 삶,
그리고 저 광활한 우주로 솟구쳐 오르는 나”
짧지 않은 세월 함께 준비해온 모든 손길에 머리 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