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동이 틀 무렵 깨 도시락을 쌉니다.

면소재지 사람들과 산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경남 사천 와룡산(798.6m)

 

아이들에게 미리 해건지기를 맡겼던 참입니다.

“뭐 했니?”

누워 명상하고, 산책하고, 느티나무 올랐다지요.

새벽 집을 나서 고속도로 달리며 문자를 넣었습니다.

원래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는 오전이었지요.

자전거여행을 앞두고 이제 막판 자전거타기 훈련이 이어질 테지요.

“폭염주의보래요!”

마침 준환샘도 일정을 바꾸기로 하셨던 갑습니다.

오전, 서울까지 가는 자전거여행 일정을 안내하고

안전교육이 있었다 합니다.

오후엔, 100일학교 보고서에 대한 회의도 하고

빨래도 했다지요.

 

그리고 서산에 해 기우는 5시, 자전거에 올라 대해리를 나섰더랍니다.

저녁은 황간의 유명한 자장면 집에서 먹었다지요.

“어머니, 그 뭐지, 저기 누각 있잖아요...”

황간 가학루도 올랐던 모양입니다.

삼남의 송지라고 촉석루야 자랑마라

이곳 가학루도 송지로 이름났다,

그리 노래한 박우용의 시도 있었지요.

'높은 언덕에 학으로 인해 학처럼 생긴 누각 가학루'라고

회곡 허온도 칭송했던 누각입니다.

가학루 거닐며 현판의 운에 화답했던

담당 송우용과 호악 박제억(?), 심당 홍준섭의 시도 있었습니다.

오래전 계자에 온 고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영동의 여러 곳을 둘러보았던 덕분에 알게 된 사실들이지요.

퇴계 이황의 시도 읽었던 듯합니다.

 

아이들은 밤 11시가 다 돼 학교로 들어왔습니다.

대해계곡 들머리에서 바닥에 드러누워 별을 보며 갈무리도 하였더랍니다.

아아아아아아, 달빛에 숲에 들어가는 일은 결국 못하고 지났고나,

하지만 오늘밤의 별똥별이 그나마 위안이렷다 합니다.

 

삼천포(사천) 와룡산, 그리고 새섬바위(801.4m).

7일 단식 뒤의 보식을 이제 끝냈는데 너무 더운 날 무리 아니겠냐 걱정들도 했지만,

곡기 없이도 산을 넘기 예사인데 일상식으로 돌아와서야 무에 걱정일까요.

‘사량도 지리망산은 언제 적 다녀갔더라...’

백천저수지 쪽으로 올라 백천골로 해서 너덜 지나 백천재,

그리고 민재봉 오르고 헬기장 지나 새섬바위 찍고

백천사 뒤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

맑은 날은 지리산도 덕유산도 다 보인다데요.

남도답게 산길은 쥐똥나무 널렸습디다.

찔레와 청미래 덩굴도 넘쳤지요.

화살나무도 곳곳에 있습디다.

산길 아저씨들 틈에서 오가는 세상 이야기도 재미났지요.

내리막, 후딱 빠져나오고픈 마음에 일행을 뒤로 두고

서둘러 달립니다.

늘 아이들과 이렇게 산을 오르내렸더랬지요.

산을 빠져나와 계곡에 이르니 복분자가 와글거리고 있었습니다.

우걱우걱 따 넣었습니다,

담뿍 따 도착하는 이들에게 내밀기도 하고.

곁의 산수국은 곱기도 하였고요.

마른 계곡을 빠져나와 산 아래 서니

이제 오디가 맞습디다.

입 퍼렇도록 먹었지요.

그리고 다시 주차장.

도예관에서 물상추 한포기를 얻어도 왔네요.

봄이 늦었던 올해, 통 물상추 구하기 힘이 들어

우리 마당 연못이 텅 비었더랬답니다.

산을 내려와 사람들은 회를 먹고, 푸지게 놀고,

돌아오는 차 몹시도 들썩였습니다.

사람들은 그리 놉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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