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야 글과 사진 올라갑니다.

조회 수 1956 추천 수 0 2011.08.26 11:42:26

 

여름 계자의 글과 사진과 전화를 기다리시는 주였을 겁니다.

 

오늘 교무실에 한통의 음성이 남겨져있었습니다.

“그냥 생각나서 해봤어요.

제가 물꼬 전화번호를 제대로 기억을 하고는 있나...”

자동응답기에 음성을 남기는 건 어느 누구라도 멋쩍기 마련인데,

글이나 말에 군더더기 하나 없는 분이

굳이 그런 말씀을 남긴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음성을 다시 들으며 그 말을 저는 ‘사랑합니다’로 들었습니다.

사랑하면 걸리는 게 많지요.

사랑하는 이들에겐 불편하지 않나 살피고 또 살피고 싶지요.

글이 너무 늦어 아프진 않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되어요,

당신은 그 말을 하고팠던 겁니다.

마음이 먹먹해졌습니다.

더 부지런해야겠다,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리 격려하고 북돋우는 말씀이셨지요.

 

산골살이라는 게 여기 가면 여기 일에 묶여 한참을 있고,

저기 가는 길에 뭐가 보이면 또 거기 보이는 일을 한참을 하고,

그렇게 마당 몇 차례 가로지르면 하루해가 저버립니다,

늦게 시작하는 아침도 아닌데.

고래방 바닥이 꿀렁거려 대동놀이 때마다 신경을 쓰게 하더니

급기야 마지막 계자에선 금지구역표시를 하기에 이르렀더랬는데,

더 늦어 일이 커지기전에 당장 바닥공사부터 했습니다.

또, 여름 두 번째 일정에 시작된 물문제가 그나마 세 번째 일정에서 수습은 되었으나

그 마무리 공사가 시원찮다가 그것 역시 이번 주에 마무리하였습니다.

역대로 가장 정리를 잘하고 떠난 마지막 일정이었으나 그래도 남겨진 일들은 만만찮아

빨래며 갈무리가 이어져 아직도 진행형이며,

한편 배추밭 무밭이 갈린 것도 이 주였지요.

그런 속에 계자 끝나기를 기다렸던 방문객들이 오가고...

때마다 밥도 해먹어야지요, 하하.

 

이제 한숨 돌립니다.

주말에 글과 사진 올릴 수 있겠습니다.

다음 주면 통화도 가능하겠지요.

 

늦어 죄송하단 인사가 길었습니다.

젖은 하늘입니다.

마음은 뽀송뽀송하옵기.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후원] 논두렁에 콩 심는 사람들 [13] 관리자 2009-06-27 36154
공지 긴 글 · 1 -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한울림, 2019) file 물꼬 2019-10-01 19243
공지 [긴 글] 책 <모든 사람의 인생에는 저마다의 안나푸르나가 있다>(옥영경/도서출판 공명, 2020) file 물꼬 2020-06-01 17323
공지 [펌] 산 속 교사, 히말라야 산군 가장 높은 곳을 오르다 image 물꼬 2020-06-08 16814
공지 [8.12] 신간 <다시 학교를 읽다>(한울림, 2021) 물꼬 2021-07-31 16668
공지 2020학년도부터 활동한 사진은... 물꼬 2022-04-13 16345
공지 물꼬 머물기(물꼬 stay)’와 ‘집중수행’을 가릅니다 물꼬 2022-04-14 16356
공지 2022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다시 학교를 읽다>(옥영경 / 한울림, 2021) 물꼬 2022-09-30 15287
공지 [12.27] 신간 《납작하지 않은 세상, 자유롭거나 불편하거나》 (한울림, 2022) 물꼬 2022-12-30 13518
공지 2024학년도 한해살이;학사일정 (2024.3 ~ 2025.2) 물꼬 2024-02-12 5620
566 [8.29~30] “우리는 산마을에 책 읽으러 간다”-멧골 책방 file 물꼬 2020-08-06 1986
565 4월 물꼬는 물꼬 2020-04-18 1984
564 '방문자의 날' 흐름 물꼬 2008-07-10 1983
563 [2.22~24] 2월 어른의 학교 file 물꼬 2019-01-18 1981
562 [9.20~22] 명상센터 9월 물꼬 머물기(물꼬stay) file 물꼬 2019-08-26 1980
561 2011 여름 계자에서 밥바라지를 해주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file 물꼬 2011-06-27 1980
560 3월 빈들모임 마감 물꼬 2010-03-18 1980
559 필요한 게 없냐는 연락들을 하셨기... 물꼬 2010-06-13 1975
558 안식년의 근황; 2017학년도 봄학기, 그리고 가을학기 물꼬 2017-08-29 1972
557 올 가을 단식수행은 물꼬 2012-09-29 1972
556 지난 해 4월의 몽당계자 물꼬 2010-04-04 1972
555 현재 바르셀로나에 계신 옥샘의 부탁을 전달합니다. 물꼬 2018-04-12 1971
554 145 계자(7/31-8/5) 사진 올렸습니다 물꼬 2011-08-28 1969
553 '연어의 날'(6.22~23) 통신 5 - 새로 나온 책 <내 삶은 내가 살게 네 삶은 네가 살아> (옥영경) file 물꼬 2019-06-21 1968
552 [6.22~23] 물꼬 연어의 날; Homecoming Day file 물꼬 2019-06-05 1968
551 9월에는, 그리고 10월엔 물꼬 2013-09-01 1962
550 2009년 5월 빈들모임 물꼬 2009-05-07 1962
549 3월 물꼬 근황 물꼬 2020-03-28 1961
548 164 계자 통신 3 - 돌아가는 걸음이 아쉽지 않은 까닭은 물꼬 2019-08-09 1959
547 계자에 떨어뜨리고 간 물건들 보냈습니다. 물꼬 2010-08-27 1958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