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24.물날. 비

조회 수 1258 추천 수 0 2011.09.08 10:25:49

 

종일 내리는 비였습니다.

그래도 날이 아주 어둑하지는 않아

흐린 날 처지는 그런 날은 아니었지요.

 

종일 강당바닥 공사가 있었습니다.

목수 안명헌샘이 걸음 하셨지요.

어찌나 준비를 잘해 오셨는지 일이 일사천리였습니다.

옛적 학교 일을 해보신 경험이 크게 도움이었다지요.

보이지 않는 바닥이나 어떤 구조로 얽혀있는지 짐작 어렵지 않았고

그래서 허투루 새는 일의 오차를 최소로 하며 작업할 수 있었지요.

2년 전이었다 하나 한번 해봤던 작업이기도 하여

이번에는 좀 더 수월한 방식을 적용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에게 남겨져있던 장판 접착제가

너무 오랜 시간이어 다 말라붙어져 있었습니다.

통만 보고 그건 있습니다 했는데...

이것 때문에 또 날을 기다려야 한단 말이지요.

그런데, 몇 곳에 전화를 넣었더니

마침 쓰던 게 있어 한 지업사에서 나눠주기로 했습니다.

없으면 주문하고 또 날을 넘기며 길어질 일이었는데 말이지요.

얼른 달려갑니다.

이틀은 해야겄다던 일이 늦은 오후 갈무리가 되었습니다,

정리며 남은 일이야 당연히 있지만.

그건 기술자 없이도 식구들이 하면 될 일이지요.

느긋하게 목축이시고 떠나셨네요.

고맙습니다.

번거롭기만 하고 돈은 안 되는 일을

또 그리 시원하게 해주셨습니다.

얼마나 손끝이 야무신지, 우리는 덧댄 흔적을 한참 만에 찾을 수 있었더랬지요.

 

계자 끝나기를 기다린 이들이 있습니다.

굳이 이곳에 와서 마음을 풀지 않더라도

멀리서 오고가는 글이나 통화로도 큰 힘이 된다는 이들.

오늘은, 어째 풀리는 일이 없다고 자주 좌절하는 이의 연락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바라던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때로는 축복이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겠는지요.

마음이 어찌 이리 길을 찾지 못하는가 한탄하는 그.

“가끔 하늘도 마음을 못 잡고 비 오다개다 짱짱하다 소나기 뿌리고 우박 때리는데

하물며 한낱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할라나요.

지금 우리가 길을 잃는 것 같다 해서 그리 당황스럴 일도 아니지요.”

이런 것이 어찌 타인의 일이기만 할까요.

다 잘 될 겝니다, 아암요.

 

참, 경원샘 이른 아침 돌아갔습니다.

고맙습니다.

큰 도움이었습니다.

틈틈이 짬을 또 내본다지만 쉽지 않음을 아다마다요.

충분했습니다.

특히 철우샘이 못 다한 계자 갈무리 돕기로 한 것이었다 하니

더욱 충분했지요.

웬만큼 정리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아이들 남긴 물건, 글집 찾아주고,

통화하고 후속 글, 사진 작업 하는 일들이야 교무실에서 할 일이구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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