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4.쇠날. 아침부터 비

조회 수 1114 추천 수 0 2011.10.21 00:33:04

 

 

소사아저씨의 모든 신경이 은행에 가 있는 이즈음입니다.

오늘은 장순이 집 앞 은행나무 둘레에 천막을 깔고 계셨지요.

 

해건지기; 식구들과 대배 백배, 그리고 선정호흡.

아이는 아침부터 이브 몽땅 노래에 맞춰

“먹고 싶은 통닭~ 아름다운 엄마~”

그리 까불락거리고, 그 아이로 또 즐거운 하루.

낙엽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분리되는 것의 아픔과 성장에 대해 생각하지요.

아이도 그렇게 자라 부모로부터 떨어지는 날 오겠지요...

 

한 화백님으로부터 안부인사가 왔습니다.

언젠가 문학잡지에 실린 제 에세이를 읽고

긴 글월과 감상을 유화 한 점으로 그려 보내오셨던 인연입니다.

‘아프지 말고 상처받지 아니하며 건강하소서.’

고맙습니다.

북돋움이 살림입니다.

 

인교샘의 선물도 닿았습니다; 꼬마도끼.

다짐기이지요.

사과잼을 만들 때마다 류옥하다 선수가 잘 쓰는 도구랍니다.

지난 빈들모임에서 물꼬 꺼 낡은 거 보시고

댁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며 아이더러 보내주겠다 했다는데

그예 보내셨네요.

고맙습니다.

 

오늘 한 수행승은 죽비를 후려치며 전합니다.

“희망과 두려움을 걷어내고 삶의 맨 얼굴과 직면하라.”

이를 위한 첫 번째는 두려움과 친하기!

“우리는 두려움에서 도망치기 위해 달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그런 ‘맹목적인 질주’를 그만두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두려움을 똑바로 쳐다볼 줄도, 머무르는 법도, 친구가 되는 법도 모른다.”

두려움은 피하거나 맞서야 할 대상이 아니랍니다.

두려움을 느낄 때 맞서려하니 놀이를 찾고 약을 먹고 그것을 떨치려 애쓰지요.

하지만 이는 진정한 해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거룩한 안내자는 이어 이리 말씀하십니다.

“두려움을 오히려 이해하고 친근하게 여기며,

 똑바로 쳐다봐야할 ‘친구’로 보라.”

자신을 위협하는 대상을 피하지 말고 다가가, 삶의 실체를 깨달으라 하지요.

날카로운 창 끝에 몸을 기대라던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2838 2011.10.24.달날. 비 옥영경 2011-11-09 987
2837 가을 몽당계자 갈무리글(2011.10.23) 옥영경 2011-10-31 1133
2836 2011.10.23.해날. 맑음 / 서울나들이(148계자) 옥영경 2011-10-31 1456
2835 2011.10.22.흙날. 비 옥영경 2011-10-31 1222
2834 2011.10.21.쇠날. 흐려가더니 늦게 비 옥영경 2011-10-30 1104
2833 2011.10.20.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1-10-30 977
2832 2011.10.19.물날. 맑음 옥영경 2011-10-30 1042
2831 2011.10.18.불날. 가을볕이 참 곱다 옥영경 2011-10-30 1262
2830 2011.10.17.달날. 쌀쌀한 옥영경 2011-10-27 1050
2829 2011.10.16.해날. 갬 옥영경 2011-10-21 1113
2828 2011.10.15.흙날. 어제 종일 오던 비 그치고 말짱한 하늘, 그리고 다시 밤늦게까지 또 내리는 비 옥영경 2011-10-21 1132
» 2011.10.14.쇠날. 아침부터 비 옥영경 2011-10-21 1114
2826 2011.10.13.나무날. 썩 커다란 달무리 옥영경 2011-10-21 1236
2825 2011.10.12.물날. 흐려지는 오후 옥영경 2011-10-21 1240
2824 2011.10.11.불날. 띄엄띄엄 안개, 그래도 보름달이 옥영경 2011-10-21 1221
2823 2011.10.10.달날. 희붐한 하늘 옥영경 2011-10-21 1227
2822 2011.10. 9.해날. 스모그? 옥영경 2011-10-18 1261
2821 2011.10. 8.흙날. 흐리다 금세 갠, 그러나 가루 뿌린듯한 하늘 옥영경 2011-10-18 1107
2820 2011.10. 7.쇠날. 맑음 옥영경 2011-10-16 1157
2819 2011.10. 6.나무날. 바람 이는 세상 옥영경 2011-10-16 1305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