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아이들이 온통 모기자국입니다.
간밤에 화장실을 다녀오던 누군가가
문을 제대로 닫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죄다 물린 정도가 아니라
아주 뜯겼더이다.
조릿대집으로 돌아가기 전,
밤새 잠을 설칠까 하여
목초액과 죽염으로 단도리를 하고 가려는데
상처들이 따가웠겠지요.
예린이가 울기 시작합니다.
울음이 길자 혜린이도 따라 울고
채은이가 힘을 보탭니다.
그런데 남자 아이들이 부채를 가져오더니
어지간히도 부지런을 떨데요.
집으로 옮아가기 전엔 책방에 잠시 머무는데
거기서도 부채질은 계속되었더랍니다.
도형이는 예린이 담당이었던 모양이예요.
그런데 정근이 그랬다지요.
"도형아, 너 예린이 좋아한다는 게(소문이, 혹은 눈치가) 사실이었구나..."
집으로 가는 길,
남자 아이들은 앞에 뒤에 혹은 어깨에 가방들을 달고 갔지요.
물론 여자 아이들 거였답니다.
"아픈 사람들도 챙겨서들 같이 갑시다."
도형이가 얼른 예린이를 끌었습니다.
"혼자 갈 수 있어."
예린이 말을 이어 정근이가 도형이 가까이로 얼른 걷더니
"도형아, 예린이가 혼자 가고 싶다잖아."
하며 슬쩍 옆으로 끌어갑니다.
하하하.
날마다 좋아하는 상대가 바뀌니 새겨둘 것은 없습니다만
보는 사람들은 그저 재미나다 그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