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꼬 들녘

조회 수 1562 추천 수 0 2004.07.11 21:33:00

오래 가물었습니다.
고추들이 죽어 넘어졌고 타는 땅처럼 마음도 그랬더랬지요.
보름쯤 가물던 땅은
2주만에 비를 맞았고
콩과 들깨를 옮겨 심던 식구들은
몸 흔들며 반가워했겠지요.
그런데 이제 태풍과 함께 온,
안 와서 걱정이던 바로 그 비로
너무 많이 쏟아져 걱정이 컸습니다.

농사지기 열택샘은 오리집 짓고
닭장을 청소하고
모종을 옮겨심으며
그리고 밭과 논으로 나선 아이들을 용주샘이랑 진두지휘하는 속에
풀과 싸우며 6월을 보냈습니다.
그 짬짬이도 명심보감과 천자문을 아이들과 나누고
책들 틈에서 쉬기를 멈추지 않았더라지요.
아, 젊은 할아버지는 내내 포도밭을 지켰더랍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놀라라하시지요,
농약도 없이 비료도 없이 그리 실하게 자라나는 포도알을 보고.
토마토도 오이도 가지도 들깨도 고추도 벼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 손도
바빴던 6월이었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66 2023. 2. 6.달날. 맑음 옥영경 2023-03-06 340
6565 2023. 2.18.흙날. 까만 하늘 옥영경 2023-03-15 340
6564 2020. 5.16.흙날. 갬 옥영경 2020-08-10 341
6563 2020. 6.22.달날. 맑음 옥영경 2020-08-13 341
6562 2020. 7.16.나무날. 옥영경 2020-08-13 341
6561 2021. 5. 2.해날. 갬 옥영경 2021-06-09 341
6560 2021. 7.14.물날. 낮 5시 소나기 옥영경 2021-08-08 341
6559 2021.11.24.물날. 흐림 옥영경 2021-12-29 341
6558 2022. 2.13.해날. 흐린가 했더니 미세먼지라는 옥영경 2022-03-24 341
6557 2022. 3. 7.달날. 맑음 옥영경 2022-04-04 341
6556 2022. 5.10.불날. 맑음 옥영경 2022-06-16 341
6555 2022. 5.26.나무날. 맑음 / 설악산행 닷새째 옥영경 2022-06-24 341
6554 2022. 7.24.해날. 잔비 옥영경 2022-08-06 341
6553 2022. 9. 5.달날. 비 옥영경 2022-09-28 341
6552 2022. 9.26.달날. 조금 흐림 옥영경 2022-10-10 341
6551 2022. 9.28.물날. 안개인 줄, 미세먼지라는 옥영경 2022-10-13 341
6550 2022.10.16.해날. 회색 구름 옥영경 2022-11-05 341
6549 2022.11. 1.불날. 맑음 옥영경 2022-11-28 341
6548 2022.11.27.해날. 맑음 / 김장 이틀째 옥영경 2022-12-24 341
6547 2022.12. 5.달날. 흐림 옥영경 2022-12-28 341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