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꼬 들녘

조회 수 1567 추천 수 0 2004.07.11 21:33:00

오래 가물었습니다.
고추들이 죽어 넘어졌고 타는 땅처럼 마음도 그랬더랬지요.
보름쯤 가물던 땅은
2주만에 비를 맞았고
콩과 들깨를 옮겨 심던 식구들은
몸 흔들며 반가워했겠지요.
그런데 이제 태풍과 함께 온,
안 와서 걱정이던 바로 그 비로
너무 많이 쏟아져 걱정이 컸습니다.

농사지기 열택샘은 오리집 짓고
닭장을 청소하고
모종을 옮겨심으며
그리고 밭과 논으로 나선 아이들을 용주샘이랑 진두지휘하는 속에
풀과 싸우며 6월을 보냈습니다.
그 짬짬이도 명심보감과 천자문을 아이들과 나누고
책들 틈에서 쉬기를 멈추지 않았더라지요.
아, 젊은 할아버지는 내내 포도밭을 지켰더랍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놀라라하시지요,
농약도 없이 비료도 없이 그리 실하게 자라나는 포도알을 보고.
토마토도 오이도 가지도 들깨도 고추도 벼도,
그리고 우리 아이들 손도
바빴던 6월이었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46 2008. 2.23. 흙날. 바람 / 魚變成龍(어변성룡) 옥영경 2008-03-08 2173
6545 3월 15일주, 꽃밭 단장 옥영경 2004-03-24 2172
6544 120 계자 여는 날, 2007. 8. 5.해날. 비 추적이다 옥영경 2007-08-16 2170
6543 3월 18일, 황간분재 김태섭 사장님 옥영경 2004-03-24 2169
6542 돌탑 오르기 시작하다, 3월 22일 달날부터 옥영경 2004-03-24 2163
6541 2월 9-10일 옥영경 2004-02-12 2161
6540 97 계자 둘쨋날, 8월 10일 불날 옥영경 2004-08-12 2159
6539 128 계자 닫는 날, 2009. 1. 2.쇠날. 맑음. 맑음 /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9-01-08 2158
6538 3월 30일, 꽃상여 나가던 날 옥영경 2004-04-03 2158
6537 126 계자 나흗날, 2008. 8. 6.물날. 맑음 옥영경 2008-08-24 2153
6536 작은누리, 모래실배움터; 3월 10-11일 옥영경 2004-03-14 2153
6535 125 계자 닫는 날, 2008. 8. 1.쇠날. 맑음 옥영경 2008-08-10 2144
6534 97 계자 첫날, 8월 9일 달날 옥영경 2004-08-11 2139
6533 5월 4일, KBS 2TV 현장르포 제3지대 옥영경 2004-05-07 2139
6532 6월 2일 나무날 여우비 오락가락 옥영경 2005-06-04 2138
6531 129 계자 이튿날, 2009. 1. 5. 달날. 꾸물럭 옥영경 2009-01-09 2135
6530 4월 1일 연극 강연 가다 옥영경 2004-04-03 2131
6529 3월 8일 불날 맑음, 굴참나무 숲에서 온다는 아이들 옥영경 2005-03-10 2130
6528 마지막 합격자 발표 2월 20일 쇠날 옥영경 2004-02-23 2130
6527 품앗이 여은주샘 옥영경 2004-02-20 2130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