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를 캤습니다.
아이들이 심고 키우고 그리고 캐냈습니다.
남은 힘으로 신씨 할아버지네도 건너갔지요.
우리밭보다 다섯배는 되지 싶은 언덕배기 밭이지요.
할머니가 아프셔서 캐니 못캐니 하던 감자랍니다.
넘의 것이라고 더 애써서 해주던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는 감자를 한 콘티(30킬로그램쯤 되려나요)나 주셨습니다.
포도밭에 농약을 한 해 몇 차례나 치는지 아시는지요?
11번은 친답니다.
우리가 포도농사를 망치면 그 11번 친 포도를 먹어야 하는 거지요.
가난한 살림에 유기농으로 지어진 포도농사를 사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눈 딱감고 사 먹거나
그냥 군침만 삼켜야 한단 말입니다.
그래서 물러난 게 저농약(포도만)입니다.
오늘 그 약 한 번 쳐보자 하는데
신씨 할아버지네 조카 성길 아저씨가 우리 것도 해주었지요.
아이들 일에 대한 또 하나의 답례였답니다.
벌써 품을 파는 아이들이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