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갑이며 빨랫감, 산더미입니다.

아리샘이 계자를 끝내고 남아서까지

하느라고 다 해놓고 갔는데도 또 나왔습니다.

아직 식구들 빨래는 나오지도 못했는데

가는 이들이 남긴 것들이 그러합니다,

산에 다녀온 날의 빨래만으로도 수북한데, 더하여 가는 날 벗어둔 것까지.

미리 자기 준비를 잘 하고 오라 안내해야겠습니다.

그 하루를 위해 옷방을 나온 옷들이 너무 많습니다.

수건 역시도 그러합니다.

아침 저녁 꺼내 쓸 게 아니라

적어도 하루는 자기 수건을 챙겨 쓰는 게 좋겠습니다.

역시 안내 부족이었다 싶습니다.

아, 해도 해도 이리 빠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의 일이 참 그러합니다.

언제나 “처음처럼!”.

 

아침, 달골에 오릅니다.

스무날을 비워두었더랬습니다.

계자를 시작하기 전,

다행히 창고동은 일찌감치 물을 빼서 단도리를 해두었고,

낮은 온도로 심야보일러를 돌려놓고 내려왔더랬지요,

얼어서 생기는 문제보다 전기비용을 대는 게 낫겠다 하고.

이래서 산골에서 구들, 구들 하였구나 하지요.

무사한 달골이었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을 데리고 무주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습니다.

류옥하다가 자기 재미도 포기하고 동생한테 애를 많이 쓰고 있었지요.

"나도 (*어릴 때)사람들이 그래 주었겠지?"

성빈이가 아주 즐거워했습니다.

그 아이의 재잘거림을 듣는 일, 퍽 즐겁습니다.

가고 오는 뒷자석에서, 함께 있는 시간,

말주머니가 얼마나 풀풀거리던지요.

“그런데, 나는, 깊이 생각할 때나 책 볼 때 말 시키면 대답 안 해.”

“알아요.”

이러니 그 아이 있어 불편할 일이 아무것도 없는 게지요, 하하.

 

“원고가 안 들어왔더라구요.”

올 상반기 주에 한 차례 칼럼을 쓰기로 했습니다.

계자 때 놓치겠다 하고 미리 원고를 보내두기도 하였지요.

말이 칼럼이지 산에 들어 사는 이야기, 아이들 키우는 이야기,

학교와 공동체 이야기들을 할 것입니다.

밤에 보내야지 했는데, 대해리 들어가면 자정이 넘겠기에

아이들을 놀이터에 넣고

한 식당에 앉아 부랴부랴 글을 씁니다.

세상이 좋아서 그곳에서도 인터넷이 되데요.

송고.

 

대해리의 섣달이 꽤 추웠던 모양입니다.

처음으로 동상을 앓았더랬지요.

발뒤꿈치와 발가락이 뻑뻑하고 가렵더니 그게 동상이란 거였습니다.

아이도 볼과 귓불이 반점처럼 붉어지고 부었다가

이제 퍼래졌습니다.

계자를 건너는 동안 조금씩 나아졌네요.

겨울이 그렇게 건너가나 봅니다.

 

덕유산 아래는 눈싸라기 날렸습니다...

여기는 대해리,

자정이 훌쩍 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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