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늘 사연많은 쇠날

조회 수 1475 추천 수 0 2004.07.20 00:01:00

비 오는 숲길 대신
강당에서 연극놀이 한 판 했습니다.
섣달에 내내 할 잔치를 맛보여주었지요.
어찌 저리들 신명이 많을까요.
두 시간을 넘도록 가는 시간을 모릅디다.

고추튀김을 해주자 하는데
아이구, 밀가루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논일하고 들어오던 아이들 맨발이 진흙으로 범벅입니다.
혜린이 채은이 예린이 나현이 류옥하다가
보건소장님 댁으로 빈 그릇 들고 갑니다.
"갚을 거지요?"
"응."
"갚는다고 해!"
저 혼자 빚 갚을 걱정이 많은 류옥하다입니다.
"갚는다고 했어요."
돌아와서는 밀가루 그릇 내밀기 전에
먼저 꺼낸 말도 이랬답니다.
봉투째 내놓으신 건 소장님의 넉넉한 성품이기도 했겠지만
진흙 투성이 맨발의 우리 아이들이 준
진한 감동 탓도 없지 않으셨을 겝니다.

대동놀이에서 몸으로 하는 윷놀이 대판이었지요.
구르던 아이들을 보다 못해
내가 좀 할게, 나현이부터 나서더니
힘이 빠질만 하면 서로 돌아가며 굴러갑니다.
혜린이는 별 생각없이 구르는데 아무래도 계산해서 하는 것 같다며
성학이만 혼자 열 내는 줄 알았더니
저마다 펄펄 끓지 않은 구석이 없습디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086 2020.12.21.달날. 먼 산에서 묻어오는 눈 옥영경 2021-01-15 381
6085 2021. 6.24.나무날. 흐림 / 측백 기념비 놓다 옥영경 2021-07-22 381
6084 2021. 3.13.흙날. 갬 옥영경 2021-04-22 382
6083 2021. 3.14.해날. 맑으나 옥영경 2021-04-22 382
6082 2021. 7.10.흙날. 해 끝에 30분 소나기 / 보이스피싱 옥영경 2021-08-06 382
6081 2021. 9.26.해날. 갬 옥영경 2021-11-24 382
6080 2021.10.14.나무날. 맑음 / 더하기공사 첫날 옥영경 2021-12-08 382
6079 2022. 2.22.불날. 밤 9시부터 새벽까지 눈발 날리고 있는 옥영경 2022-03-24 382
6078 2022. 2.23.물날. 맑음 / 우리는 그렇게 우리가(또한 각자가) 되었다 옥영경 2022-03-24 382
6077 2022. 7.25.달날. 젖은 땅 말리는 해 옥영경 2022-08-06 382
6076 2022. 9.30.쇠날. 맑음 옥영경 2022-10-13 382
6075 2023. 3.14.불날. 맑다가 밤 돌풍, 예보대로 / 설악산행 9차 옥영경 2023-04-04 382
6074 2023. 5.29.달날. 비 멎고 어둔 옥영경 2023-07-13 382
6073 2023. 6.11.해날. 흐리다 소나기 옥영경 2023-07-21 382
6072 빈들 여는 날, 2020. 4.25.흙날. 맑음 옥영경 2020-08-04 383
6071 2020.10.11.해날. 흐릿 / 흙집 양변기 작업 시작 옥영경 2020-11-22 383
6070 2020.12.10.나무날. 맑음 / “맘만 가끔 물꼬에 가요...” 옥영경 2021-01-10 383
6069 2020.12.20.해날. 맑고 쌀쌀 옥영경 2021-01-14 383
6068 2021. 6.28.달날. 맑음 옥영경 2021-07-26 383
6067 2021.10. 7.나무날. 갬 / 설악·8 옥영경 2021-12-07 38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