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늘 사연많은 쇠날

조회 수 1464 추천 수 0 2004.07.20 00:01:00

비 오는 숲길 대신
강당에서 연극놀이 한 판 했습니다.
섣달에 내내 할 잔치를 맛보여주었지요.
어찌 저리들 신명이 많을까요.
두 시간을 넘도록 가는 시간을 모릅디다.

고추튀김을 해주자 하는데
아이구, 밀가루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논일하고 들어오던 아이들 맨발이 진흙으로 범벅입니다.
혜린이 채은이 예린이 나현이 류옥하다가
보건소장님 댁으로 빈 그릇 들고 갑니다.
"갚을 거지요?"
"응."
"갚는다고 해!"
저 혼자 빚 갚을 걱정이 많은 류옥하다입니다.
"갚는다고 했어요."
돌아와서는 밀가루 그릇 내밀기 전에
먼저 꺼낸 말도 이랬답니다.
봉투째 내놓으신 건 소장님의 넉넉한 성품이기도 했겠지만
진흙 투성이 맨발의 우리 아이들이 준
진한 감동 탓도 없지 않으셨을 겝니다.

대동놀이에서 몸으로 하는 윷놀이 대판이었지요.
구르던 아이들을 보다 못해
내가 좀 할게, 나현이부터 나서더니
힘이 빠질만 하면 서로 돌아가며 굴러갑니다.
혜린이는 별 생각없이 구르는데 아무래도 계산해서 하는 것 같다며
성학이만 혼자 열 내는 줄 알았더니
저마다 펄펄 끓지 않은 구석이 없습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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