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은 아침부터 논을 갈고 있습니다.
곧 못자리를 할 테지요.
마늘밭에 오줌거름 뿌립니다.
“아아아아아아, 진달래다!”
소리를 질렀습니다.
산 아래 마을에서 개나리 진달래 다 피어도
한참 한참 더딘 대해골짝,
볕 많은 곳은 이제 진달래 왔습니다.
여기도 봄입니다.
“선생님...”
읍내에서 특수교육을 같이 공부하던 후배를 만납니다.
교류가 잦던 빛나는 몇 젊음들이 있지요.
올해는 물꼬 와서 손을 보태자하던 그이더니
정말 보게 됩니다.
같은 길을 가는 동지들을 만나는 건 더할 수 없는 기쁨이다마다요.
먹고 돌아서면 다음 끼니,
식구 많을 땐 일이 자주 밥에 밀리기도 하지요.
그런데 식구들이 지난 한 달의 흐름을 그대로 타며 밥상을 차리고 있어
천산원정길 다녀와 아직 일상으로 들어서지 못한 저는
한 번씩 생각날 때 부엌으로 들어가는 호사를 누리는 중.
여행은 다녀온 만큼의 시간으로 회복한다던가요.
그런데도 몇 해를 나가있다 와서도 몇 달을 다녀와서도 금새 물꼬에 젖더니
이번은 퍽 길기도 합니다요.
“이번에 다녀오신 거...”
원고청탁을 받습니다.
그렇잖아도 지원을 받았던 일이어 보고서를 쓰기도 해야는데,
해야지 해야지 하고도 못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라도 있으면 더욱 서두르지 싶어 쓰기로 합니다.
세 편으로 나뉘어 보내기로.
아이는 어미를 기다렸다가 또 다른 악기를 하나 다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 재능이 있는 것 같지 않아도
그저 꾸준히 아이는 여러 가지 악기를 다뤄왔습니다.
아이들은 굳이 뭘 하라고 하지 않아도 되지요.
그저 부모가 그걸 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저도 들여다보고 따라합니다.
서울의 한 대안학교 선생의 연락을 받습니다.
홈페이지 보고 여행에서 돌아온 반가움을 전해왔습니다.
물꼬 홈피가 조용하여 사람들이 잘 안보나 보다 싶은데,
곳곳에서 사람들은 이 산골의 근황을 그리 훑어줍니다.
애정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