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6.해날. 맑음

조회 수 1142 추천 수 0 2012.05.18 01:11:43

 

 

고구마 순을 놓았습니다.

올해는 농사짓는 밭뙈기가 작아

이어짓기 사이짓기가 잘 되도록 짜야

이것저것 해먹을 수가 있지요.

소사아저씨가 지혜롭게 구획을 나누고 있답니다.

 

어제 군산에서 품앗이 선영샘의 혼례가 있었고,

간 걸음으로 함평의 민예학당에 들렀더랬습니다.

여러 어른들을 만났고,

특히 명리학 연구가 고순택 선생님과 연이 닿아

간간이 좋은 공부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새벽 두시,

안개 자욱한 서해안을 달렸지요,

학교를 들어와 수습할 것들도 있고,

다시 남도로 가야할 일도 있어.

마음 바빠 자고 가라는 손들을 뿌리치고 안개를 가르고 달렸는데,

차가 막혀도 그 정도는 아닐 거라며

엉금엉금 기어가는 차를 결국 휴게소에 세웠더랍니다.

안개가 세상을 잡아먹고 있었지요.

해나 나야 그 기세를 당해내겠다 하고

눈을 붙이자 하였답니다.

해 떠서야 돌아온 대해리.

 

남해의 한 암자에서 한 주를 보내고 돌아온 류옥하다 선수를 봅니다.

새벽 세 시 반에 일어나 네 시 예불을 시작으로

절 살림도 돕고 경도 읽으며 절집 리듬대로 살다가 돌아온 아이는

또 그만큼의 시간을 자라 있었지요.

“어찌 들어왔어?”

대해리까지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 세 차례.

어제 저녁답에 도착한다 했으니 면소재지까지 버스를 타고 들어 왔으려나 했지요.

진주까지 나가는 절집 손님들이 있어

그 편에 버스터미널을 가서는 대전으로 갔고

그곳서 황간까지 버스를 탄 다음

게서 택시를 타고 들어왔다 합니다.

제(그의) 말대로 어찌어찌 들어 왔더라지요.

아이가 크니 어미 운신의 폭도 훨 자유롭네요.

 

꽤 곤란한 문제로 통화가 잦습니다.

건물을 둘러싸고 한 집안의 형제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에

뜻과 상관없이 계속 중재 노력을 요구 받습니다.

이런 일이라는 게 정작 문제해결에 기여하기보다

욕먹기 딱 쉬운 줄 알지만,

도와달란 걸 또 외면하기도 쉽지 않으니

별 수 없이 팔자려니 하고 갑니다.

팽팽하게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어느 쪽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그냥 그렇게 전화를 받고 이야기를 듣고 그리고 다른 편과 조율해 보고...

그것이 물꼬의 일이고

그것이 이쪽의 일이고

그것이 저쪽의 일입니다요.

사람의 일이 그러합니다.

 

달골과 학교 단도리를 좀 하고

남은 이가 먹을 밑반찬이며 찌개류를 챙겨둔 다음

다시 남도로 내려갑니다.

내일 이른 아침 포항으로 갈 것이지요.

울릉도와 독도로 가는

‘무식한 울 어머니’의 해를 넘긴 칠순 여행에 동행합니다.

 

여기는 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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