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두 달 갈무리

조회 수 1366 추천 수 0 2004.07.28 15:05:00

해 건지기의 뒤 끝에
봄 학기에 이어 공동체에 머물던 두 달을 갈무리했습니다.
이 곳을 다녀갈 누군가를 위해
우리가 남겼던 먼지들을 치우느라 바쁜 아침을 보내기 전이었지요.
오전엔 예술활동들을 주욱 하고
오후엔 일을 하며 보낸 시간들이었지요.
몸을 쓰며 익힌 영어시간이 재밌었다고 하고
우리말 시간이 더러는 어렵기도 했다 하고
호숫가 나무에서는 힘들기도 했으나 많이 생각을 했다 하고...

예린: 일하며 손이 부풀어 올라 가지고 힘들었다.
한국화 첨 배웠는데, 어려워 보였는데, 재미있었다.
혜연: 공동체에서 지난 두 달 머물렀는데 애들이 (머리)방울도 빌려주고
애들한테 도움 많이 받았다.
가을학기 때는 애들 도와주겠다.
채은: 에어로빅과 옥샘이 가르쳐주시는 챠밍댄스 특히 재밌었다.
나현: 일, 같이 하니까 재밌었다.
스스로 공부에서 토끼를 연구하는데 많이 알았다.
사람됨의 공부가 쉬워졌다.
령: 흙 다루기 재밌더라. '숲에서' 시간도 재밌었다.

아이들을 보내고 계절학교의 뒤끝처럼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머리까지 찌끈찌끈 아팠지요.
공동체 식구들도 어슬렁어슬렁 거닐고(?) 있었더랍니다.
서울에서 계절학교 미리모임을 하는 곳에선
계자 일정표를 빨랑 보내라 재촉하는데
도대체 진도가 나가야 말이지요.
모임이 시작된 10분 뒤에야 전화로 알려줄 수 있었고,
늦은 밤에야 아이들이 보낼 방학에 대한 밥알통신문을 보낼 수 있었지요.
그제서야 잊었던 전화 한 통을 후배랑 했습니다.
"아이들이랑 사는 일 말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 훨씬 재밌다."
이제 겨우 한 학기 보낸 것일 뿐이다만,
역시 이 (이런 배움의)길이 옳았다는 확신이 더 강하게 들더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906 2007.11.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07-11-13 1363
905 2008. 2.17.해날. 썩 맑지는 않은 옥영경 2008-03-08 1363
904 7월 21일 나무날 한술 더 뜬 더위 옥영경 2005-07-31 1364
903 2008. 2. 4.달날. 맑음 옥영경 2008-02-24 1364
902 2008. 8.19.불날. 잠깐씩 빗방울 옥영경 2008-09-13 1364
901 10월 20일 물날 흐림 옥영경 2004-10-28 1365
900 2월 4일 쇠날 맑음, 102 계자 다섯째 날 옥영경 2005-02-10 1365
899 2006.12.17.해날. 눈 / 학술제가 있는 매듭잔치 옥영경 2006-12-25 1365
898 2008.10.28.불날. 맑음 옥영경 2008-11-04 1365
897 138 계자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10-08-09 1365
896 142 계자 갈무리글 2011-01-10 1365
895 2011. 4.28.나무날. 아침에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1-05-07 1365
894 7월 8일, 새로운 후식 옥영경 2004-07-15 1366
893 1월 31일 달날 눈, 102 계자 여는 날 옥영경 2005-02-02 1366
892 7월 16일 흙날 꾸물꾸물 옥영경 2005-07-22 1366
891 121 계자, 아이들 갈무리글 옥영경 2007-09-15 1366
890 2008. 8.31.해날. 흐릿해지는 오후 옥영경 2008-09-15 1366
889 2009. 3.30.달날. 오후부터 내린 비 옥영경 2009-04-12 1366
888 7월 15일, 부채질을 하다가 옥영경 2004-07-27 1367
» 7월 23일, 두 달 갈무리 옥영경 2004-07-28 136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