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이들이 나갔고 내일 다시 아이들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오늘은 다음 계자를 위한 교사 미리모임.

계자를 이어서 하는 아이들, 성빈 무량 무겸 윤호 건호와

계자를 이어 하는 품앗이샘들 태우샘 기표샘, 새끼일꾼 윤지 하다,

미리 들어온 세아샘이 엊저녁 밤을 묵었지요.

어른들은 계자를 건너가는 시간이라 좀 쉬어야겠다고

아침이 늦을 참인데,

아이들은 여전히 아침부터 재잘거리고 있습니다.

밥상을 차리지요.

 

엊저녁 들어온 밥바라지 인교샘이 점심부터 밥을 준비하고

밥바라지 도움꾼 준호샘이 가족들과 들어와 부엌으로 갑니다.

가장을 부린 가족들은 점심을 먹고 다시 서울행.

새끼일꾼 연규를 부려주러 온 분도 잠시 차 한 잔하고,

달골 축대 공사 문제로 사람들이 또 다녀갑니다.

여럿과 논의 중이지요, 어느 방식이 나을지.

그래도 딱 좋은 이 짬에 연락 줘서 현장을 같이 확인할 수 있었네요,

일이 될라고.

계자는 계자이고

이 산골살림의 일상은 또 일상대로 그리 흘러가고 있지요.

 

물꼬 영광의 이름 새끼일꾼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고마운 일이지요.

이 지독한 일정에 함께 하겠다고 나서니.

그러데 일에 보탬에 되어야 하니 고학년들을 먼저 선발하기 쉬워

자연히 8학년들은 밀리기 마련입니다.

8학년들도 기회를 주고 그들이 그만큼 훈련되면 도 잘 쓰이지 않을지요,

처음이야 전체흐름에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할 것이나.

하여 이번 계자는 8학년이 무려 넷, 성재 예슬 수연 하다.

그들도 그 뜻 잘 알아 마음 단단히 다져먹고 왔다 합니다.

 

아이들을 영동역에서 맞고 전체 진행 시작을 단도리해 줄 물꼬 7년차 희중샘

(여름과 겨울을 다 예서 보냈으니 그 밀도 면에서 10년이 넘는),

일곱 살부터 아이로, 그리고 새끼일꾼으로,

그리고 품앗이일꾼이 된 기표샘과 태우샘,

공백은 길었지만 초등 때 연을 맺고 품앗이가 된 세아샘,

초등 2년에 와서 동생이, 또 그 아래 동생이 함께 하고

10학년이 되어 품앗이샘 못잖게 올차게 움직이는 새끼일꾼 인영,

초등 2년에 연을 맺어 12학년이 된 새끼일꾼 연규,

역시 초등 2년에 와서 10학년이 된 새끼일꾼 해인,

지난 주말처럼 준비에 손 보태러온 재진샘,

제가 주례를 섰던 유설샘의 동생이고,

재진샘의 후배 선병샘이 처음 걸음을 했습니다.

아, 오래고 꼬리가 긴 인연들,

그리고 아이들 서른 하나가 함께 합니다.

 

희중샘은 지난주엔 귀한 체리를 아이들과 나눠먹게 해주더니

이번에는 메론을 가져왔습니다.

계자에서 후식으로 내기에 쉽지 않은 것.

잘 먹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낼모레 생일인 태우샘을 위해 케잌도 사와서

한밤에 잔치 잠시 벌어졌지요.

아이들에게도 아이들에게지만

샘들이 동료들끼리 쓰는 마음들도 얼마나 고운지요.

아름다운 인연들입니다.

인영이는 지난 계자에서 사진기가 망가진 소식을 듣고

집에 있는 여분이라며 챙겨왔습니다.

그리 쓰는 마음이 고맙습니다.

이 공간 구석구석에 놓인 것들이

다 그리 애정으로 들어왔던 것들이지요.

이런 사람들로 쌓여 있으니

아이들이 어떻게 순순히 지지 않을 수가 있을지요.

 

점심버스로 들어온 샘들부터 공간을 나누어 청소,

아무리 윤을 내도 윤나지 않는 낡은 살림이나

아니 하면 또 표가 나지요,

집안일이라는 게 하고 또 해도 할 게 있지요,

샘들이 그리 찾아가며 정리하고 쓸고 닦았습니다.

뙤약볕 아래 풀도 뽑았지요.

깔끔해진 ‘소도’.

새끼일꾼 선배 윤지는 후배들에게 실무자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모두 끝나고 계곡행.

그리 하고 맺고 풀면서 계자도 갈 테지요.

 

저녁 때건지기 뒤 미리모임, 교사 교육입니다.

계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교육과 보육의 자리를 넘어

멈추어 서서 존재에 대해 묻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사람이 산다는 게 무엇인가를 새롭게 묻고

삶에 대한 훈련을 하는 자리 될 것이지요.

 

그리고 아이들 맞이 준비.

아, 또 아이들이 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1658 물꼬가 병원을 기피(?)한다고 알려진 까닭 옥영경 2005-07-16 1242
1657 2006.9.3.해날. 맑음 / 가을학기 햇발동 첫 밤 옥영경 2006-09-14 1242
1656 2007. 3. 5. 달날. 눈비, 그리고 지독한 바람 옥영경 2007-03-15 1242
1655 2007. 3.10-11.흙-해날. 눈보라 / 달골에서 묵은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옥영경 2007-03-28 1242
1654 2007. 3.25.해날. 맑음 옥영경 2007-04-09 1242
1653 2007. 9. 1.흙날. 구멍 뚫린 하늘 옥영경 2007-09-23 1242
1652 2007. 9. 3.달날. 흐리다 비 옥영경 2007-09-23 1242
1651 2008. 2. 8.쇠날. 맑은데도 눈 나풀나풀 옥영경 2008-03-05 1242
1650 2008. 2.15.쇠날. 맑음 옥영경 2008-03-07 1242
1649 2008. 4.17.나무날. 빗방울 오다가다 옥영경 2008-05-04 1242
1648 2009. 5.18.달날. 맑음 옥영경 2009-06-03 1242
1647 2011. 4.29.쇠날. 흐림 옥영경 2011-05-11 1242
1646 7월 25일 달날 더위 가운데 옥영경 2005-07-31 1243
1645 2005.12.11.해날.맑음 옥영경 2005-12-13 1243
1644 2006.3.7.불날. 맑음 / 대해리 산불 옥영경 2006-03-09 1243
1643 2006.5.4.나무날 / 잡지 '민들레', 정정·반론보도문을 내기로 하다 옥영경 2006-05-11 1243
1642 2007. 2.17.흙날. 비 옥영경 2007-02-22 1243
1641 2007. 4. 9.달날. 맑음 옥영경 2007-04-16 1243
1640 2007. 5.18.쇠날. 맑다가 빗방울 옥영경 2007-06-03 1243
1639 2007. 6.12.불날. 맑음 옥영경 2007-06-26 124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