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지산(岷周之山),

여름이면(아니어도 가끔) 아이들과 세 차례는 꼭 오르는 산입니다.

물꼬가 그 아래 사는 까닭이지요.

그늘도 짙어 여름에 오르기에 그만한 산 흔치 않지요.

산이름 민, 두루 주.

충청도 쪽에서 바라볼 때 산이 민두름,

그러니까 산세가 밋밋하다고 민두름이던 것이

일제 강점기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그리 이름을 얻었다지요.

충북 영동, 전북 무주, 경북 김천이 만나는 산입니다.

삼도봉(1,176m)-석기봉(1,200m)-민주지산(1,242m)-각호봉(1,176m).

올 여름은 아이들과 쪽새골로 능선에 올라 민주지산 정상을 밟고,

그 길로 다시 되짚어 내려오는 길과

각호봉 쪽으로 능선을 더 타고 가다 하산하는 길, 두 갈래로 잡았더랍니다.

마음이 피폐할 땐 산이 제일이라,

산에 살아도 산이 그리우므로,

각호산(뿔 달린 호랑이가 살았더란다)으로 오르는 길을 접었던 여러 해라,

이러저러 아이랑 각호산을 가리라던 오늘입니다.

그런데, 물 폭탄의 아침!

우리가 마치 목숨 걸 듯 산을 타고팠음을 알기라도 했을까요,

가지마라, 가지마라, 그리 하늘이 붙잡아주었더랍니다.

 

덕분에 계속된 계자 후속작업.

153 계자 사진을 정리합니다.

어제부터 그렇게 천 장에 가까운 사진을,

각 시간대별 장면 중심, 아이들 활동 중심, 아이들 얼굴이 골고루 담긴 장면,

혹여 빠뜨린 이가 있으면 홀로라도 담아주기,

그런 원칙들을 가지고 홈페이지 올릴(용량 문제로) 사진을 100여 장으로 추리기.

사진을 다시 류옥하다에게 넘기고

그가 홈페이지에 올리고 있는 중.

아이들이 남긴 물건 몇을 챙겨 택배도 꾸립니다.

그러는 사이 간간이 부모님들과 통화.

 

여름 휴가를 떠났던 소사아저씨 귀환.

한 주를 다 쓰셔도 될 것을 굳이 당겨 들어오셨습니다.

가축들이 얼마나 반가웠을지요.

 

kbs ‘생생정보통’에서 하다 이야기 2부가 방영되었습니다.

그냥 그런 이야기.

계자 전주, 그야말로 어거지로 했던 촬영,

한편 번듯하지 못한 아이를 이러저러 상황에 밀려 또 담게 되어

불편한 마음도 없잖았더랍니다.

제발 한 해 한 차례만, 물꼬가 잊히지 않게, 하지만 환상은 심지 않기로!

그런데, 계자 한 주 전에 들어와 있던 무겸 무량 형찬이,

뙤약볕 아래 긴 촬영을 하였으나 담기지 못해 안타까웠네요.

아이들 퍽 재밌어 했고, 기대하고 있었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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