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이따만한 종이를 들고 오는데...

조회 수 1426 추천 수 0 2004.09.14 03:59:00
막연한 피로감으로 처져있다가
아이들집 땅문제로 마을에 나갈 일이 있었습니다.
심씨 아저씨네를 지나는데
축대에 늘어선 꽈리들이 보였겠지요.
운동장가 감나무 잎으로만 온 줄 알았던 가을이었습니다.
배시시 웃을 수 밖에 없었어요,
누군들 그 예쁜 모습을 그냥 지나칠까요.
이래서 자연에 사는구나 싶데요.

밤하늘보기 방학숙제 검사(?)했습니다.
천문대도 다녀들 왔겠지요.
그랬다고 다봤을 별이었을까요.
우리는 칠판이 작은 아쉬움을 온 몸으로 우주여행을 하며 달랬지요.
달에 있는 호수와 대양과 운석구도 지나고
빅뱅이 일어나는 곳을 지나
우주 끝에도 가보지 않았겠어요.
“안되겠다.”
칠판도 몸도 모자라 종이를 찾았지요.
하하하, 이따따만한 종이를 들고 교무실에서 류옥하다가 돌아오는데
숨넘어갈 뻔했습니다.
채은이네 인쇄소에서 온 포스터 뒷면이었습니다.
다들 귀에 입이 걸렸다마다요.

된장집 뒷밭을 일구고
논옆 배추밭으로 자리를 옮겨 벌레를 잡은 게
오늘 아이들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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