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9.흙날. 흐림

조회 수 839 추천 수 0 2013.02.05 01:05:42

 

오늘 장충공원에서 ‘발해1300호 15주기 기념축제’.

1997년 12월 31일, 발해 건국 1300년을 앞두고

네 명의 젊은이들이 발해 당시의 뗏목을 복원하여

옛 발해 땅인 러시아 블라디스톡에서 발해 해상항로를 따라

바람과 해류에만 의지해서 항해를 시작했지요

24일 간의 혹한 속 항해는

이듬해 1월 23일 오후 일본의 오끼섬을 앞에 놓고 난파로 끝납니다.

장철수 대장과 이덕영, 이용호, 임현규 대원들은 그렇게 떠났습니다.

 

정오의 행사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무대가 세워지고

공원로를 따라 사진이 걸리고

식당에선 떡국이며 음식이 끓고...

물꼬의 여러 식구들도 자리 함께 했습니다,

아리샘 희중샘 은희샘 진희샘 류옥하다...

라오스에서 일 년 만에 돌아온 서현샘도 같이 했지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입니다만,

한반도에서 보자면 백두산이나 중국에서 보자면 장백산.

그것을 백두산으로 부르자는 건 문제가 있지 않겠는지요.

역사문제도 그렇게 상대적으로 봐야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임진왜란 명칭 같은 것도 말입니다,

임진년에 왜구가 쳐들어와 일으킨 난리라는 건데,

동북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공유하는 그 역사를

여러 관계 안에서 보고 그 이름 역시 그리 정의해야지 않을지요.

예컨대 임진전쟁.

‘국사’에 대해서도 그런 관점이 필요하겠습니다.

어쩌면 독도 문제도 이 같은 눈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지.

“역사 갈등을 넘어서지 않고는 올바른 역사가 어렵지 않을까요...”

기념축제가 끝나고 식당으로 들어가 한 오늘 뒤풀이의 시작은

동북아역사재단의 사무총장님의 의미 있는 발제로 열었더랍니다.

 

어제부터 행사를 위해 모인 선배들과

부암동에서 아침을 맞았더랬습니다.

사람들을 위해 밥상을 차렸지요.

해마다 그렇게 바라지를 하던 여자 선배 두 분이

올해는 걸음을 못했습니다.

덕분에 할 수 있었던 기분 좋은 뒷배노릇.

늘 물꼬에서 하는 일이 아니던가요.

앞으로도 그리 쓰이기를.

 

그리고 이 밤, 다시 부암동입니다.

한 선배네 게스트하우스.

행사장을 떠나 밤을 새며 뒤풀이 중입니다.

뗏목을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은 선배의 삶은

그렇게 산자들을 한 해 한번 불러

삶을 흔들어주고 있답니다...

“너 지금 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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