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여러 날, 그리고 이틀 내리 비 내리고 있습니다.
여기는 서울.
저녁이 되자 잦아드네요.
대해리는 비가 엄청 내려 잠시 통신두절도 있었다 합니다.
서울에 도착한 지난 쇠날부터 나흘을 밖에서 보내고
간밤에야 비로소 서울 집에 들었습니다.
쇠날에 있는, 간담회에 가까운 강의 하나 끝내고 내려가려지요.
오늘 하루 좀 쉬고 나면
다시 이틀 두루 사람들을 만나고 갈 것입니다.
콜롬비아 툴루아에서 발레수업을 했던 이들의 이야기;
“거기 아이들은 우리나라 아이들하고 달랐어요.”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에게 오늘 수업 어땠냐 물으면
거의 대부분이 친구들 얘기를 하더랍니다,
내 친구가 발레 하는 게 예뻐서 기분 좋았다,
나랑 친한 친구가 오늘 못 와서 내내 생각났다고.
수업할 때도 누가 한번 해보라 하면
자신이 아닌 다른 친구를 추천하더라지요.
자신이 주목받고 칭찬받는 것보다
친구들이 칭찬받는 걸 훨씬 더 기뻐하더랍니다.
이 시대 우리 아이들?
“자기가 뽑혀야 하고,
자기가 칭찬을 받아야 하고,
다른 아이가 주목받으면 맘 상해하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많지요마는.
시카고에서 살았을 적
절친했던 안나도 콜롬비아에서 왔더랬지요, 수도 보고타에서.
그 친구도 그랬습니다.
처음엔 그의 품성이 그렇겠다 했지요.
그런데 그를 통해 만난 콜롬비아 친구들이 모두 그랬습니다.
그런데 우린 왜 그렇지 못한 걸까요. 나는?
“‘우리가 원래부터 그랬던 게 아니야.
일제를 거치며, 또 무지막지한 근대사를 거치며...”
그럴까요?
함께 오지 못한 친구를 아쉬워하고
자기만 온 걸 미안해하는
그런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어디 우리 아이들 탓이겠는지요, 우리 어른들 몫이지요.
자, 이제 무엇을 어찌 할까요...